[어저께TV]'비정상회담', 웃다 보면 어느새 짠해지는 예능
OSEN 이지영 기자
발행 2015.01.20 07: 04

웃다가 어느새 보면 가슴이 짠해지는 그런 예능이 있다.
'비정상회담'이 그런 예능이다. 11개국 각국의 청년들이 떠들어대는 얘기에 정신없이 웃다가 보면, 어느새 가슴을 치는 그들의 이야기를 듣게 되고 프로그램이 끝날 즈음 그 문제에 대해, 또는 그 말에 대해 다시 곱씹어보게 된다.
19일 방송에도 그런 순간이 찾아왔다. 이날은 스페셜 게스트로 박철민이 출연했다. 그는 "요즘 사소한 일에도 부쩍 화를 많이 내게 된다"며 "이런 내가 비정상이가요?"라는 고민을 털어놨다. 이에 박철민이 갱년기라서 그렇다는 현실적인 진단부터 각국에서 금기시하는 제스처, 화를 잘 내는 국민성에 대한 이야기 등 화와 관련된 수많은 수다들이 오갔다.

또한 최근에 생긴 '분노 게이지'라는 단어와 관련된 각종 범죄들, 심지어 각국의 교통 문화에 대한 이야기까지 '화'라는 주제로 이렇게 많은 이야기들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할 정도로 광범위한 소재들이 끊임없이 쏟아졌다.
하지만 이날 방송의 백미는 '용서'에 대한 이야기. 결국 계속되는 화와 그에 따른 복수를 끊을 수 있는 것은 '용서' 뿐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로빈은 "복수는 복수를 부르고, 계속해서 악순환이 된다. 그 고리를 끊을 수 있는 것이 '용서'다"고 자신의 의견을 말했다.
이에 타일러는 미국에서 있었던 미담을 소개했다. 911테러로 자신의 아들을 잃은 어머니가 테러범의 어머니를 만나 용서를 했던 사건. 그 어머니는 테러범의 어머니와 함께 방송에 출연해 "우리는 많은 동정을 받았지만 이 사람은 그 조차 받지 못했다"고 테러범의 어머니를 위로했다.
이날 '비정상회담'은 용서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각인시키며 시청자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선사했다.
'비정상회담'은 그냥 재밌게 볼려고 선택하는 프로지만, 보고 있으면 참 많은 것을 얻게 된다. 수다 속에서 재미는 물론 각국의 문화, 민족성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고, 또 우리가 알고 있었지만 잊고 살고 있는 중요한 가치들에 대한 일깨움까지 그야말로 종합예능세트라고 불러도 손색없을 프로그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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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상회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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