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영화팀] 21일, 서로 다른 색깔의 두 '거친' 영화가 관객들을 찾는다. 뜨거운 욕망 하나로 불구덩이에 뛰어드는 청춘을 그린 '강남1970'과 복수를 위해 거침없이 나아가는 전설의 킬러를 다룬 '존 윅'이 그 주인공. '강남1970'은 첫 악역에 도전하는 김래원과 첫 스크린 진출에 나서는 이민호의 앙상블이 뛰어나며, '존 윅'은 돌아온 '액션 오빠' 키아누 리브스의 화려한 액션을 원없이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서 뜨거운 호응이 기대된다.
# 누가 이들을 욕하겠나 '강남1970'
'강남 1970'은 땅 투기 열풍이 시작되던 강남 1970년대를 배경으로, 잘 먹고 잘 살겠다는 욕망에 충실한 두 청년의 이야기를 다룬다. 밑바닥부터 시작해 잃을 게 없기에, 앞뒤 가리지 않고 하나씩 미션을 '클리어'해가는 이들의 모습은 마치 매우 자극적인 게임을 하고 있는 듯한 느낌도 줄 만큼 끝없는 위기와 고난의 연속이다.

주인공 종대(이민호 분)와 용기(김래원 분)는 넝마주이 생활로 끼니도 겨우 때우던 불법 판자촌 거주민. 그야말로 자고 있는데 지붕이 무너져내리는 철거를 당하고 만 이들은 튼튼한 몸 하나 믿고 전당대회 훼방 작전에 동원된다. 무슨 일인지는 모르지만 각목이 날아오면 그만큼 패주면 되니, 의외로 적성에 맞다.
3년 후 종대는 민마담(김지수 분)을 만나 강남 땅투기에 눈을 뜨게 되는데, 잘 곳 없어 해매던 시절의 아픔을 동력 삼아 일사천리로 땅 욕심을 키워나간다. 용기는 명동파 중간 보스가 돼서 라이벌 하나쯤은 눈 하나 깜짝 안하고 저 세상 보낼 수 있는 담력을 키웠다.
두 사람은 땅과 돈을 원없이 가져보자고 의기투합, 손에 잡히는대로 때리고 부수고 찌르면서 세력을 확장해나간다. 합을 맞춘 화려한 액션이 아니라, 각목부터 곡괭이까지 잡히는대로 들어서 팔이든 다리든 닥치는대로 후려치는 폭력이 향연을 이룬다. 이 와중에서도 김래원은 욕망만 꿈틀대는 용기를, 이민호는 '욕망 반 온정 반'인 종대를 훌륭하게 묘사해내며 연기력을 입증한다.
다만 폭력도 계속되면 무뎌지는 게 문제. 초반부터 사소한 위기 하나하나마다 강도 높은 폭력씬을 쭉 진열한 탓에 정작 클라이막스에 치닫을 땐 폭력이 폭력으로 보이지도 않는다. 오로지 두 주인공의 감정선으로 긴장감을 쭉쭉 높여야 하는데, 그러기엔 쫄깃함이 조금 아쉽다.
어찌됐든, 현재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땅 투기 열풍에 '아무' 관심이 없기 어려울 뿐더러 욕망 하나로 줄기차게 달려나가는 청년들의 매력은 강력하다는 점에서 개봉 후 평가에 기대가 쏠린다.
이혜린 기자
rinny@osen.co.kr
# 믿고 보는 키아누 리브스표 액션 '존윅'
영화 '스피드', '매트릭스' 등 믿고 보는 키아누 리브스표 액션이 '존 윅'에도 고스란히 살아있다. 지금껏 본 적 없는 '건푸(GUN-총+쿵푸)'라는 무술의 신세계와 나이 들어도 멋있는 키아누 리브스의 '액션포스'는 영화의 중요 포인트 중 하나.
주인공 존 윅은 어둠의 세계에서 이름 꽤나 날리던 전설의 킬러로 어느 날 운명처럼 사랑에 빠진 뒤 결혼과 동시에 킬러 세계에서 은퇴를 한다. 하지만 아내가 병으로 죽고 아내가 남긴 유일한 선물, 강아지가 괴한에 의해 죽자 존 윅은 복수를 결심한다.
강아지 한 마리 때문에 목숨을 내던질 만큼의 위험한 복수를 시작하는 스토리가 조금은 개연성이 떨어지나 금세 시작되는 존 윅, 키아누 리브스의 액션 향연은 보는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만큼 화려하다.

총을 사용하면서 쿵푸의 동작을 결합시킨 '건푸'라는 무술을 탄생시킨 키아누 리브스는 복수의 최종 목표까지 망설임 없이 달려나간다. 그 과정에서 수없이 많은 장애물, 이를테면 그를 막기 위해 달려드는 적들과 킬러들을 한 명 한 명 제압해 나가는데 이는 마치 게임을 보는 것과 같은 착각을 안긴다.
하지만 조금은 반복적인 액션이 문제다. 복수의 시작이 빨라 초반 지루함이 덜하지만 갈수록 반복되는 액션은 보는 이들의 몰입도를 떨어뜨리는 것이 사실이다. '건푸'의 신선함도 몇 번 보다보면 떨어진다.
그렇다고 키아누 리브스의 액션이 볼 만 하지 않은 건 아니다. 이미 키아누 리브스는 '스피드', '매트릭스'를 통해 액션스타로 자리매김한 바 있다. 특히 '매트릭스'에서 허리를 꺾으며 총알을 피하는 장면은 아직까지도 회자될 만큼 명장면 중에 하나. 그런 그가 오랜만에 화끈한 액션을 들고 팬들을 찾았으니 그의 액션을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존 윅'의 관람 가치는 충분하다.
김경주 기자
trio88@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