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감 제로' 박주영-정성룡, 완벽하게 잊힌 그들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5.01.20 08: 55

박주영(31, 알 샤밥)과 정성룡(30, 수원). 한 때 한국축구 공격과 수비를 대표했던 그들. 이제는 팬들에게 완벽하게 잊힌 존재가 됐다. 
울리 슈틸리케(61) 감독이 이끄는 축구국가대표팀은 2015 호주 아시안컵에서 3연승으로 A조 1위를 확정지었다. 한국은 최대 난적으로 여겨졌던 호주마저 1-0으로 제압했다. 3경기 모두 1-0 승리다. 공격력이 부족한 것은 아쉽지만 중요한 것은 결과다. 이제 한국은 22일 우즈베키스탄을 상대로 8강 결전에 임한다.
대회를 앞두고 가장 걱정을 모았던 포지션은 원톱이었다. 믿음직한 이동국(36, 전북)과 김신욱(27, 울산)이 모두 부상을 당했다. 이 와중에 슈틸리케 감독은 박주영을 제외했다.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전 국민을 실망시켰던 박주영이다. 그래도 마땅한 자원이 없는 가운데 그를 제외한 것은 큰 결단이 필요했다. 슈틸리케는 “박주영같은 스타일은 필요 없다”고 일축하며 무명 이정협(25, 상주 상무)을 뽑았다.

결과적으로 탁월한 결정이었다. 이정협은 사우디아라비아와의 A매치 데뷔전에서 후반 교체투입으로 데뷔골을 뽑았다. 이어 조별리그서 가장 중요한 호주전에서 결승골을 뽑아 영웅이 됐다. ‘군데렐라’의 탄생에 어느덧 ‘따봉’은 잊힌 존재가 됐다.
정성룡도 마찬가지다. 브라질 월드컵 알제리전 2-4 대패 후 정성룡은 국가대표로서 국민적 신뢰를 잃었다. 벨기에전에서 김승규가 선방을 펼치면서 ‘왜 이제야 김승규를 썼냐’는 소리도 있었다. K리그에서 한동안 뛰지 못하며 후유증을 겪은 정성룡은 다시금 태극마크를 달았다. 하지만 경쟁은 예전보다 훨씬 더 치열했다.
2파전을 펼쳤던 후배 김승규 외 김진현이 다크호스로 등장했다. 김진현은 한 번 잡은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고비 때마다 결정적 선방으로 팀을 살렸다. 특히 김진현은 호주전 막판 로비 크루즈의 한 골이나 다름없는 슛을 막아내 ‘승리의 수호신’이 됐다. 김승규 역시 쿠웨이트전에서 무실점으로 승리에 기여했다. 팀의 세 번째 골키퍼가 된 ‘퐈이아’ 정성룡이 낄 자리는 전혀 찾아볼 수 없는 모양새다.
아시안컵을 통해 이정협과 김진현은 가장 떠오르는 스타로 등극했다. 한 때 대체불가로 여겨졌던 박주영과 정성룡은 이제 전혀 존재감이 없다. 정성룡은 팀에 있는지 모르는 사람도 많다. 국가대표팀에서 붙박이 주전은 아무도 없다는 사실을 새삼 일깨우고 있다.
jasonseo34@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