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최강희가 선택한 권경원, "지난해 실패 아냐"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5.01.20 12: 30

OSEN=허종호 기자] 소포모어(sophomore) 징크스라고 해야 할까. 2014년은 2년차였던 권경원(23)에게 힘든 한 해였다. 데뷔 첫 해 정규리그 20경기에 출전하는 등 신인임에도 자신의 입지를 다졌지만, 지난해 권경원은 5경기 출전에 그치면서 주전 경쟁에서 밀리고 말았다. 김남일과 신형민 등 쟁쟁한 선수들이 버티고 있는 수비형 미드필더에 권경원이 발을 내밀 자리는 없었다.
하지만 권경원은 포기하지 않았다. 묵묵하게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소화했다. 훈련장에서는 누구보다 열심히 뛰었고, 벤치에서는 벤치 멤버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 1년 동안 이렇다 할 기회를 잡지 못했지만, 실망하지 않고 많은 땀을 흘렸다. 권경원의 그런 노력을 지켜보고 있던 최강희 전북 감독은 이번 시즌 김남일과 신형민이 나간 자리를 외부에서 영입하지 않고 권경원에게 맡기기로 했다.
▲ 다음은 권경원과 인터뷰 내용.

- 2014년은 어떤 의미가 있었나?
경기장 안에서 배우는 것이 매우 많다. 하지만 뛰지 못했다. 그러나 경기장 밖에서도 충분히 많은 걸 배우고 느낀 것 같다. 2013년은 모르고 무작정 뛰었다. 2014년에는 발전된 모습을 보이길 원했다. 하지만 내가 한 번에 너무 많은 것을 바꾸려고 한 것 같다. 공격적이지 못한 스타일을 공격적으로 하려다보니 실수가 많았다. 2013년에는 수비적인 것만 생각햇는데, 2014년은 공격까지 생각하려고 해서 그런지 잘 되지 않았다.
- 벤치에서 2014년을 보냈다. 무엇을 느꼈는가?
벤치에서 그라운드를 보면서 저 자리가 내 자리였다는 생각을 했다. 처음부터 밑에서 한 것이 아니라, 높은 곳에서 시작해서 내려온 셈이었다. 그래서 처음에는 힘이 들었다. 하지만 힘들다는 생각만 하면 결국 나만 손해라는 걸 느꼈다. 그라운드에서 뛰는 사람들의 장점을 배우려고 노력했다. 나만의 발전을 위해서 노력했다. 실패한 해라고 생각하고 싶지 않다. 내가 앞으로 축구를 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 2013년은 김상식 코치, 2014년은 김남일을 바라봤다. 배운 것이 있나?
모두 뛰어난 선수셨다. 아무리 내가 따라하려고 해도 따라할 수 없는 격차가 느껴졌다. 조언도 많이 구해보고 따라다니면서 배우려고 노력을 했다. 그래도 세월에서 나오는 경험은 무시할 수가 없었다. 상황에 따른 걸 배워보려고 해도 말로 배울 수 없는 것이 있었다.
- 힘든 2014년을 보냈는데 2015년은 어떻게 보는가?
2014년이 아쉽기는 하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고 보낸 것은 아니다. 내게는 많은 도움이 됐다. 그리고 2015년에 충분히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는 컨디션을 만들었다. 매해 목표를 전년도보다 나은 해가 되는 것이다. 2014년보다 2015년에 발전된 나를 만들고 싶다. 경기장에서 그 모습이 보이도록 노력할 것이다. 공격쪽으로 과감해지려고 하고 있다. 슈팅 기회가 있으면 슈팅도 하고, 안전한 패스뿐만 아니라 모험적인 패스도 하고 싶다.
- 2014년에 공격이 힘들었다고 했다. 갑자기 바뀔 수 있을까?
감독님께서 나를 계속 지켜봐주셨다. 내 스타일을 가장 잘 찾아주시고 원하시는 바를 잘 입혀주신다. 수비에서 좀 더 공격적인 것도 마찬가지다. 야야 투레(맨체스터 시티), 네마냐 마티치(첼시)와 같은 스타일이 되고 싶다. 그렇게 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있다. 자신감이 점점 생긴다. 2015년을 위한 동기부여가 되고 있다. 3년 안에 연말 시상식에서 베스트 11 시상을 받을 정도로 발전하고 싶다.
- 2015년에는 기회가 많이 주어질 전망이다.
착실하게 준비를 하고 싶다. 주신 기회를 날릴 수는 없다. 믿음에 보답을 하고 싶다. 감독님께서 미안하고 고맙다고 하셨다. 내년에는 또 다른 히어로가 될 수 있도록 같이 노력하자고 하셨다. 그 말에 전북을 향한 충성심이 배가 됐다. 감독님이 주시는 기회를 잡아서 매 경기 기여도가 높은 선수가 되고 싶다. 우승이라는 목표에 기여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면 최고가 될 수 있을 것이다.
- 많이 뛰지 못한 지난해 우승을 했다.
정말 좋았다. 만약 소속감이 없었다면 우승을 해도 별로였을 것이다. 많이 뛰지 못했어도 전북에 소속돼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행복했다. 훈련도 열심히 했고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찝찝한 마음이 없었다. 축구를 시작한 이후 첫 우승이었다. 메달을 받는 것이 좋았다.
- 전북에서 아낀다는 느낌이 든다.
구단에서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잘 모르겠다. 유스 출신이라서 그럴까? 내가 성실히 임하다보니 그런 점을 좋게 봐주시는 것 같다. 또한 구단 직원분들이 항상 날 응원해주시는 것이 느껴진다. 좋은 말씀과 조언을 해주신다. (최)철순이형과 (권)순태형처럼 프랜차이즈가 돼야 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 책임감이 느껴지겠다.
그렇다. 최근에 어떤 기사를 봤다. 전북의 중원이 약해졌다는 내용이다. 그런 기사를 보면서 1년 뒤에는 이적한 선수들의 공백을 잘 메웠다는 내용의 기사와 좋은 평가가 나오길 바라면서 이를 갈게 됐다. 내가 못해서 그런 이야기가 나온 것인 만큼 시즌이 끝났을 때 우승을 해서 좋은 평가를 받고 싶다.
- 2013년과 2014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를 경험했다. 올해 전북의 목표이기도 하다.
모두가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노리고 있다. 형들도 밥 먹다가 갑자기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꼭 우승해야 한다고 말씀을 하시기도 한다. 모두가 AFC 챔피언스리그를 말하고 있다. 전북이 아시아를 호령하는 팀이 되도록 만들고 싶다. 나도 헝그리 정신을 떠올리고 상대 선수를 죽기살기로 불어다녀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우리 팀의 모든 동료들이 능력이 있는 만큼 목표를 이루고 싶다.
sportsher@osen.co.kr
전북 현대 제공.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