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솔린의 반격, 여건은 무르익었다...선결 과제는?
OSEN 최은주 기자
발행 2015.01.21 07: 31

역시 가격이다. 최근 쌍용자동차의 신차 티볼리에 쏟아지고 있는 소비자들의 엄청난 관심을 봐도 그렇다.
소비자들이 자동차를 구매할 때 가장 크게 고려하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결국 ‘가격’이다. 1차적으로는 ‘차 값’이었고, 최근에는 유지비도 중요한 고려 대상이 됐다. 유지비 중에서도 ‘연비’는 핵심 키워드다.
이런 소비자들의 요구를 만족시킨 결과물이 디젤차였다. 그것도 수입 디젤차다. 자동차는 단순한 교통수단을 넘어 자기 표현의 수단이 됐다. ‘연비’와 ‘개성’,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수입 디젤차들은 소비자들의 더 없는 선택이다.

수입 디젤의 득세는 지난해 내수 시장서 판매된 전체 수입차의 수치만 봐도 알 수 있다. 작년 국내서 판매된 수입차는 총 19만 6359대인데, 이 중 디젤차가 13만 3054대로 무려 67.8%를 차지한다. 가솔린 모델이 전체 판매량(6만 993대)의 75.82%를 차지하던 2009년과 비교하면 극명하다.
▲ 디젤 인기 언제까지 갈까? 피로감은?
일반적으로 가솔린 모델은 디젤 모델보다 소음과 진동에 강하고, 출력이 뛰어나 운전의 재미를 즐기는데 유리하다. 차량 구입비도 가솔린이 조금 저렴하다. 이런 장점에도 불구하고 2000원 대를 침범하던 휘발유값 때문에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았다. 여기에 디젤 엔진을 만드는 기술의 발달로 단점들이 보완 되면서 디젤차량의 상품성이 급격히 높아졌다.
그런데 최근 큰 변수가 생겼다. 국제 유가가 글자 그대로 추락을 거듭하고 있는 것. 세계 최대 원유 소비국인 중국이 경기 침체로 수요가 예전 같지 않은 데다, 이라크는 사상 최대 규모로 원유를 생산해 냈다. 국제 유가가 떨어지는 건 불을 보듯 뻔했다.
▲ 국제유가의 하락, 가솔린의 반격 시작 되나?
국제 유가 급락에 따라 국내서도 기름값이 ‘뚝뚝’ 떨어지고 있다. 20일 오피넷에 따르면 휘발유값이 서울 평균가 1549.69원, 전국 평균가 1479.63원으로 떨어졌고, 전국 최저가는 1300원 대를 지나 1200원 대로 진입하고 있다.
유가 하락세 덕분에 가솔린의 반격을 위한 첫 번째 조건인 ‘저렴한 기름값’이 갖춰졌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원유가 고갈 자원인 만큼 유가 하락세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모르기 때문이다. 가솔린 모델들이 소비자들의 재간택을 받기 위해서는 선결 문제가 있다. 바로 ‘연비 개선’이다. 
 
소비자들이 디젤 모델들로 눈을 돌린 가장 큰 이유가 ‘연비’였기 때문이다. 내수 수입차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세를 이끈 폭스바겐의 ‘골프’는 인기 모델인 1.6TDI(디젤)의 공인연비가 18.9km/l인데 반해 동급의 현대차 ‘아반떼’는 1.6 GDi(가솔린) 수동 모델이 14.1km/l다.
▲ 가솔린 차량의 선행 과제는?
연비오류로 출시 전부터 홍역을 앓긴 했지만 현대차는 자사 대표 중형 세단이자 ‘국민차’인 신형 ‘LF 쏘나타’의 연비 향상을 위해 부단히 애를 썼다. 
공인연비가 출시 전 공개했던 12.6km/l에서 12.1km/l로 하향조정 되긴 했지만 전작인 ‘YF 쏘나타’에 비해 1.7% 향상됐다. 연비 측정 시 장착한 타이어 크기에 대한 논란이 또 이어졌지만 공인연비 향상을 위해 현대차가 무던히도 신경을 쓰고 있다는 사실만은 부인할 수 없다. 다른 업체들 또한 신차 발표 시 크게 강조하는 게 ‘연비 효율 향상’이다. 
 
친환경 자동차 개발도 선결 과제다. 자동차 메이커들의 친환경차 개발 과제는 미래 시장에서 존립 여부를 결정한다.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수소연료전지차가 친환경의 명제 아래 앞서거니 뒤서거니 경주를 시작했다.
현실적으로 하이브리드 모델의 확대와 대중화가 대안으로 떠오른다. 전기차와 하이브리드가 미래 친환경차 시장의 주도권을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전기모터와 함께 가솔린 엔진이 탑재 되는 하이브리드 모델은 이미 시장 확대 단계에 도달해 있다.
하이브리드 차량이 풀어야 할 숙제도 있다. 다른 차량들에 비해 초기 구입 비용이 높다는 점이다.
이런 선결 과제들 속에서도 가솔린 모델의 재약진을 이야기 하는 건 업계를 둘러싼 주변 환경이 변화를 예측할 만큼 무르익었기 때문이다. 가솔린 모델들이 국제 유가 하락에 힘입어 역풍을 일으킬 수 있을 지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 된다.
fj@osen.co.kr
LF쏘나타, 평균 유가 가격 정보(오피넷 제공), 7세대 골프, NX300h(위에서 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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