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두리 형이 사용하고 있는 이발기로 잘 잘라줬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0일(이하 한국시간) 오후 레이크사이드 스타디움서 공식 훈련을 벌였다. 18일 오후 8강 결전지인 멜버른에 입성해 19일 꿀맛 휴식 뒤 갖는 멜버른에서의 첫 훈련이다.
반가운 얼굴들이 복귀했다. 김주영이 스포트라이트를 독차지했다. 대표팀과 소속팀 선배인 차두리(이상 서울)의 트레이드 마크인 삭발을 하고 훈련장에 나타났다. 차두리가 직접 삭발을 해줬다. 둘은 룸메이트다. 슈틸리케 감독은 지난 19일 태극전사들에게 꿀맛 휴식을 부여했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김주영이 '같은 방을 쓰고 있는 차두리가 방에서 머리를 잘라줬다'고 했다"면서 "동료들도 이날 아침 김주영을 보고 깜짝 놀랐다. 차두리는 본인이 머리를 직접 자르다 보니 경력(?)이 많다. 김주영이 몸상태가 많이 좋아져서 기분 쇄신 차원에서 삭발을 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주영이 직접 이유를 밝혔다. 그는 훈련 후 "호주가 너무 지루해서 그냥 삭발했다(웃음)"고 농을 던지며 "(차)두리 형이 사용하고 있는 이발기로 잘 잘라줬다. 심경의 변화 같은 건 전혀 없다"고 미소를 지었다.
김주영은 지난 10일 오만과 조별리그 1차전서 오른 발등에 경미한 부상을 입었다. 설상가상 미열을 동반한 감기 몸살도 있었다. 부상에서 복귀했지만 훈련 도중 왼쪽 발목 염좌 부상을 입었다. 주전 중앙 수비수로 4일 사우이아라비아와 평가전, 오만전서 연달아 풀타임을 뛰었던 김주영은 쿠웨이트, 호주와 조별리그 2, 3차전에 나서지 못했다. 삭발 복귀로 우즈베키스탄과 8강전 출전 의지를 드러냈다.
김주영은 "발목 상태가 100%는 아니다. 마냥 쉬기도 아쉬워서 나왔다"면서 "(곽)태휘 형이 등이 잘해주고 있으니 뒤에서 잘 받치고 싶다"고 바람을 나타냈다.
전날 꿀맛 휴식을 가졌던 대표팀은 이날 다시 축구화 끈을 질끈 동여맸다. 대표팀은 오후 4시부터 6시까지 2시간여 동안 구슬땀을 흘렸다. 한국은 오는 22일 오후 4시 30분 우즈베키스탄과 대회 8강전을 벌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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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버른(호주)=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