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우의 수는 필요 없었다. 일본이 실력으로 위기론을 잠재웠다.
일본은 20일 오후(이하 한국시간) 호주 멜버른에서 벌어진 2015 호주 아시안컵 D조 조별리그 3차전에서 전반 24분 터진 혼다 게이스케의 결승골과 가가와 신지의 추가골에 힘입어 요르단을 2-0으로 물리쳤다. 이로써 3연승으로 D조 1위를 확정지은 일본은 오는 23일 C조 2위인 아랍에미리트(UAE)와 8강에서 맞붙게 됐다.
2연승을 거둔 일본은 8강 진출이 매우 유리했다. 요르단과 비기기만 해도 조 1위였다. 하지만 경기 전 일본의 8강 진출이 100% 확정은 아니었다. ‘만에 하나’ 경우의 수가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만약 일본이 요르단에 패하고 이라크가 팔레스타인을 꺾으면 세 팀이 나란히 2승 1패가 된다. 희박하지만 세 팀 간의 승자승 원칙 또는 득실을 따져 일본이 탈락하거나 D조 2위로 밀릴 가능성이 있었다. 일본은 D조 2위가 되면 이란과 8강에서 만나 사생결단을 내야 한다. 일본 입장에서는 무조건 요르단을 잡아 이란을 피하는 것이 상책이었다.
일본 입장에서 무조건 선제골을 일찍 넣는 것이 유리했다. 일본은 전반 10분 나가토모 유토가 가가와 신지의 크로스를 받아 강력한 오른발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하지만 가가와의 크로스가 이미 아웃이었다는 판단으로 골도 무효가 됐다.
선제골을 뽑기까지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전반 24분 오카자키 신지의 슈팅이 골키퍼를 맞고 나오자 쇄도하던 혼다 게이스케가 강력하게 밀어 넣어 선제골을 뽑았다. 비겨도 조 1위가 되는 일본이 사실상 승부를 끝내는 순간이었다.
일본은 깔끔한 경기운영과 자로 잰 듯한 패스, 공격수들의 몸싸움 등 우승후보로 갖춰야 할 자격을 두루 보여줬다. 일본이 마지막으로 8강에 합류하면서 모든 대진표가 짜여졌다. 한국 대 우즈베키스탄, 중국 대 호주, 이란 대 이라크, 일본 대 UAE가 8강에서 맞붙게 됐다. 우승후보 한국, 호주, 이란, 일본이 모두 8강에서 맞대결을 피했다. 우승후보 팀들의 진정한 맞대결은 4강부터 펼쳐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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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도 야스히토. ⓒAFPBBNews = News1(무단전재 및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