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어저를 최고로 만든 힘, 배움에 대한 갈망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5.01.21 06: 02

워싱턴 내셔널스와 7년 2억 1000만 달러에 계약한 맥스 슈어저(31)는 이제 메이저리그에서도 가장 비싼 투수 중 하나가 됐다. 슈어저의 몸값은 지난해 LA 다저스와 재계약한 클레이튼 커쇼(7년 2억 1500만 달러)에 이은 2위고, 우완투수 중에서는 최고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인 MLB.com은 지난 20일(한국시간) 슈어저의 지난 시간들을 돌아봤다. 슈어저가 이러한 특급투수 반열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강한 팔을 지녔기 때문이다. 2006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1라운드 지명(전체 11번)을 받은 그는 계약서에 사인하고 11개월 뒤 빅리그까지 초고속 행보를 보였다. 강인한 몸을 타고났기에 가능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신인 투수들이 그렇듯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촉망받는 유망주였지만 슈어저에게도 힘든 시간들이 있었다. 데뷔 초기 변화구로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을 구사했던 슈어저는 제구에 애를 먹었다.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에서 슈어저를 지도했던 브래드 아스머스 감독은 “혼쭐이 났다”고도 표현했다.

하지만 슈어저를 뽑을 당시 애리조나의 스카우팅 디렉터였던 마이크 리조는 95마일에 달하는 슈어저의 포심 패스트볼, 그리고 자신의 성공을 위해 변화구가 동반돼야 한다는 그의 생각을 알고 난 뒤 깊은 인상을 받았다. 특급투수의 탄생은 여기서부터 시작됐는지 모른다.
2006년 이후 슈어저는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을 연마했고, 커브 역시 쓸 만한 구종으로 가다듬었다. 팬그래프닷컴에 따르면 슈어저의 포심 패스트볼 구속은 92.8마일로 떨어졌지만 구사율 역시 55%로 내려갔다. 변화구 비중이 올라간 것이다. 대신 체인지업(21%), 슬라이더(13.6%), 커브(10.3%)를 골고루 활용했다. 타석에 선 타자들은 4가지 공에 모두 준비하고 대응해야만 했다.
리조는 현재 워싱턴 내셔널스의 단장이다. 누구보다 슈어저를 잘 아는 단장이기에 망설이지 않고 거액을 투자할 수 있었다. 리조 단장은 슈어저가 기본적으로 재능을 갖춘 투수인 동시에 영리하고, 발전을 위한 끊임없는 의지를 가진 사나이라고 믿고 있었다. 흘린 땀을 바탕으로 슈어저는 지난 2년간 39승 8패로 활약했고, 492탈삼진으로 메이저리그 전체에서 가장 많은 삼진을 잡아냈다. 또한 이닝과 피안타율, 퀄리티 스타트 모두 6위에 올랐다.
슈어저가 좋은 투수에서 그 이상의 대단한 투수로 거듭난 것은 2013년이다. 당시 성적은 21승 3패, 평균자책점 2.90으로 압도적이었고, 슈어저는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을 거머쥐었다. 하지만 이후에도 달라진 것은 없었다. 그는 항상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데 두려움이 없었고, 스스로를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대투수로 가는 길의 시작은 슬라이더 개조였다. 그립과 릴리스 포인트를 바꾸며 구속을 끌어올리기 위해 힘썼고, 괜찮다고 생각하면 커브를 연습했다. 빠른 공을 갖춰 세 가지 공이면 타자들을 상대할 수 있었지만, 슈어저는 좌타자를 정복하기 위해 체인지업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우타자를 상대로는 빠른 볼과 슬라이더, 커브를 던지지만, 좌타자를 만났을 때는 강속구-체인지업 조합으로 맞섰다.
그러다 어느날 불펜 피칭 때부터 슈어저는 좌타자에게도 커브를 던지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의 좌타자들이 자신을 공략했기 때문이다. 좌타자를 상대하기 위한 제 3의 구종이 필요했던 슈어저는 2012년부터 좌타자에게도 커브를 던졌고, 2011년 4.43이던 평균자책점은 3.74로 떨어졌다. 또한 16승 7패로 개인 최다승(이후 2013년 21승으로 다시 경신)도 달성했다.
이미 우타자를 잠재웠던 슈어저는 좌타자까지 묶으면서 최고의 투수로 거듭났다. 2012년 2할9푼2리였던 슈어저의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은 2013년과 2014년 각각 2할2푼2리, 2할4푼2리로 좋았다. 구속이 다른 3가지 공(포심 패스트볼, 커브, 체인지업)이 효과적으로 활용된 결과다. 슬라이더와 커브를 모두 던지는 제이크 피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를 참고해 연습한 것이 지금의 슈어저를 만들었다.
아스머스 감독은 “그것이 좋은 투수에서 더 특출한 투수로 가는 방법이다”라고 한 뒤 “나는 커쇼가 슬라이더를 추가했을 때 다저스에 있었다. 맥스(슈어저)에게는 커브가 같은 작용을 할 것이다”라며 특급 투수들이 갖고 있는 새로운 것에 대한 갈망을 칭찬했다. 강한 어깨와 팔을 타고난 선수는 많지만, 그들이 모두 커쇼나 슈어저처럼 되지는 못한다. 슈어저의 성장은 야구선수 뿐만 아니라 그를 지켜보는 모든 이들에게 많은 것을 시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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