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하루만 쉬는 것이다".
한화 선수단에 꿀맛 같은 휴식이 끝났다. 일본 고치에 스프링캠프를 차린 한화는 지난 20일 첫 공식 휴일을 보냈다. 휴식 전날이었던 19일 저녁부터 시작된 휴식은 하루를 꼬박 채웠다. 물론 몇몇 젊은 선수들은 오후부터 훈련을 했지만 김성근 감독의 팀에서는 매우 이례적인 휴식이다.
지난해 가을 오키나와 마무리훈련 때 한화는 휴식일에도 몇몇 선수들은 오전부터 경기장에 나와 훈련을 했다. 오후에는 나머지 선수들도 가세했다. 명목상으로는 휴식일이었지만 실질적으로 훈련 강도만 조금 줄인 것이었다. 야간 훈련 간소화와 오후까지 이어진 휴식은 마무리캠프 때 없었다.

물론 모두가 쉰 것은 아니었다. 강경학을 필두로 한 8명의 어린 야수들은 휴식일에도 오후 2시부터 동부구장에서 수비훈련을 받았다. 해가 지기 시작한 오후 5시30분부터 투수들은 하루노구장에서 웨이트 트레이닝, 야수들은 시영구장에서 밤 9시까지 야간훈련을 소화했다. 간판스타 김태균과 최고참 조인성까지 예외 없이 주어진 훈련량을 모두 소화했다.
김성근 감독 역시 마찬가지. 김 감독은 시영구장 감독실에 앉아 말없이 선수들의 훈련 모습을 지켜봤다. 감독실의 불도 켜놓지 않아 인기척을 느낄 수 없었다. 훈련에 집중한 선수와 코치들도 경기장 조명에 차창 너머 비치는 김 감독의 시선을 뒤늦게 봤다. 훈련 후 공을 주울 때 갑자기 인사를 한 이유다.
이제 한화의 휴식다운 휴식은 끝났다. 김 감독은 "오늘(20일) 하루만 쉬는 것이다. 고치에 와서 4일 동안 훈련했으니 한 번 쉰 것일 뿐이다"며 "내일(21일)부터 타이트하게 들어간다. 지난 4일과는 다르게 이제는 피치를 올려야 한다. 그동안은 훈련하는 데 있어 준비가 잘되지 않은 상태였다"고 말했다.
특히 22일에는 첫 디펜스데이가 예정돼 있고, 23일부터는 연습경기 전 단계라 할 수 있는 라이브 게임에 들어간다. 다음주부터는 자체 홍백전 앞뒤로 디펜스데이를 잡아놓았다. 김 감독은 "앞으로 수비가 주를 이룰 것이다. 수비 훈련도 팀 배팅 훈련처럼 여러갖로 해야 할 것이 많다"고 계획을 밝혔다.
한화는 앞으로도 4일 훈련, 1일 휴식 일정으로 스케줄이 잡혀있지만 휴일은 명목상의 의미만 갖고 있다. 김 감독의 말대로 휴일은 어쩌면 20일 하루로 끝날지 모른다. 다시 본격적인 피치를 올리게 될 한화의 지옥 캠프에 다시금 시선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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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치=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