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 만발' 넥센 캠프 유일한 신고선수 허정협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5.01.21 05: 59

지난 16일부터 시작된 넥센 히어로즈 애리조나 스프링캠프 명단에는 낯선 이름이 한 명 있다.
외야수 허정협(25)은 팀에서 2012년 서건창(26)의 뒤를 이어 2번째로 스프링캠프 명단에 포함된 신고선수다. 인천고를 나온 그는 디지털서울문화예술대를 졸업한 지난해 8월 신인지명회의에서 이름을 불리지 못했다. 그러나 그를 눈여겨본 이장석 대표가 바로 그를 영입할 것을 지시했고 스카우트의 전화 한 통은 그를 우여곡절 끝에 프로 세계에 입문하게 했다.
그 전까지 사연도 많은 선수다. 고등학교 때까지 투수로 뛰었으나 지명에 실패하고 대학 입학에서도 어려움을 겪은 뒤 타자로 전향한 그는 한때 야구를 그만둘 생각에 대학을 접고 2010년 육군으로 입대했다. 그는 2012년 1월 제대 후 다시 마음을 잡고 본격적으로 타자로 재입학했다. 2년 간의 군생활은 그가 얼마나 야구를 원하는지를 알게 해준 계기가 됐다.

넥센에 올 수 있었던 이유는 그가 가진 거포 잠재력. 지난 20일 통화 인터뷰를 통해 허정협은 "스카우트분께서 '우리 팀에 어울릴 것 같아 데려오고 싶다'고 하셨다. 지명은 못됐지만 신고선수라도 꿈꾸던 프로에 오게 돼 감사하다고 답했다. 이제는 어렵고 힘들어도 야구를 한다는 것 자체가 감사하다"고 말했다.
스카우트의 말대로 그의 장점은 장타력이다. 184cm, 87kg의 호리호리한 체격을 가진 허정협은 지난해 11월 대만 유망주 캠프를 잠깐 방문했던 염경엽 감독의 눈에 들었다. 염 감독은 6일 시무식 날 허정협의 이름을 언급하며 "잘 생긴 선수가 한 명 있다. 눈여겨 보고 있다"고 기대를 드러냈다. 염 감독은 여러 후보들을 제치고 허정협에게 캠프 기회를 줬다.
허정협은 "넥센에는 TV로만 보던 좋은 선배님들이 많다. 아직 캠프에서 훈련을 한지 얼마 안됐지만 이택근, 유한준, 박병호 선배님 등을 보며 배우고 싶다. 워낙 1군 엔트리가 쟁쟁해 당장 1군을 목표로 하기보다는 2군에서 준비 잘 해서 1군에 올라가게 되면 기회를 잘 잡겠다. 초심을 잃지 않고 처음과 끝이 똑같은 선수, 오래 꾸준히 뛰는 선수가 목표"라고 프로 생활에 뛰어드는 각오를 밝혔다.
힘든 길을 돌아온 것에 대해 "그래도 야구가 너무 하고 싶어서"라고 답한 허정협은 "이제 정말 간절하고 절실한 게 무엇인지 알 것 같다"고 말했다. 신고선수는 입단이 해피 엔딩이 아니라 또 다른 시작이다. 팀의 기대를 받고 있는 허정협이 절박함으로 또 다른 신고선수 성공 신화를 써나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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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히어로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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