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호 MLB 진출, 강정호와 연결고리 만들어야 한다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5.01.21 06: 00

벌써부터 다음 주자를 향한 시선이 뜨겁다.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강정호(28)에 이어 박병호(29)의 이름도 현지 언론에 올랐다. 한국프로야구를 대표하는 홈런타자의 차기 행선지가 2015시즌 또다른 흥미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MLB.com 피츠버그 담당 톰 싱어 기자는 지난 20일(이하 한국시간) 강정호 인터뷰 기사에 박병호를 언급했다. 싱어 기자는 박병호를 두고 “2014시즌 한국에서 52개 홈런으로 홈런 타이틀을 차지한 넥센의 다음 포스팅 주자다”며 “강정호는 한국프로야구에서 처음으로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타자다. 강정호의 메이저리그 성공여부에 따라 박병호에게도 메이저리그 진출 기회가 열릴 수 있다”고 바라봤다.
강정호가 메이저리그에 진출할 수 있었던 원인은 분명하다. 유격수로서 40개 홈런을 기록한 파워가 있었기 때문에 메이저리그 팀들의 관심을 받았고, 포스팅을 포함해 200억원이 넘는 규모의 계약이 따라왔다. 메이저리그에서도 희귀한, 장타력을 지닌 유격수라는 장점이 곧 강정호의 최대 경쟁력이 됐다.

하지만 강정호는 미국에선 미지의 선수다. 강정호의 에이전트 앨런 네로가 “강정호가 쿠바 출신이었다면 1억 달러 규모의 계약도 가능하다”는 말과 일맥상통한다. 이미 많은 쿠바 선수들이 메이저리그에서 뛰고 있는 것과 달리, 강정호와 같은 케이스로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한국 선수는 전무하다. 그래서 성적을 예상할 수 없고, 계약규모도 강정호의 엄청난 기록에 비해선 작아질 수밖에 없었다. 강정호가 한국보다 훨씬 까다로운 투수, 힘든 일정 속에서 어떤 기록을 남길지는 시간이 흐른 뒤에나 알게 될 것이다.
만일 강정호가 피츠버그 구단의 기대치를 충족시킨다면, 박병호에게도 문이 열린다. 강정호가 첫 시즌부터 꾸준히 출장하고, 홈런 15개에서 20개 사이를 기록한다고 가정해보자. 그럼 분명 올해에도 목동구장은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로 붐빌 것이다. ‘강정호가 통했으니, 박병호도 통할 수 있다’는 인식이 자연스럽게 자리하게 된다는 이야기다. 
물론 박병호가 1루수라는 부분을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 1990년대 후반에서 2000년대 초반만큼은 아니지만, 여전히 메이저리그에서 1루수는 거포를 의미한다. 2014시즌 통계만 봐도 리그 전체 1루수 평균 장타율이 .426, OPS는 .757로 지명타자를 포함한 야수 9개 포지션 중 가장 높았다. 반면 유격수는 평균 장타율 .368 OPS .678로 가장 낮았다.
그런데 아무리 1루수가 거포들의 자리라고 해도, 지난해 홈런 20개 이상을 기록한 메이저리그 주전 1루수는 15명이었다. 강정호가 메이저리그에서 장타력을 증명하면, 박병호를 향한 관심은 치솟을 수밖에 없다. 1루가 대부분의 야수에게 열려 있는 자리기 때문에 강정호보다 험난한 내부경쟁을 거쳐야 하지만, 50홈런 타자는 스카우트들의 마음을 흔들기에 충분하다.
강정호와 박병호는 지난 3년 동안 넥센 클린업의 연결고리로 자리해왔다. 홈런왕 경쟁을 펼칠 정도로 둘은 상대 투수에게는 가장 무시무시한 4·5번 타자였다. 둘의 존재로 인해 넥센은 리그 최고의 화력을 자랑하는 팀이 될 수 있었다. 강정호와 박병호의 연결고리가 한국을 넘어 메이저리그까지도 이어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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