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훈 다시 뛴다, 개막 엔트리 가능성은?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5.01.21 06: 01

롯데 자이언츠의 2015년 운명은 선발진이 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송승준과 외국인투수 2명만 선발투수로 확정됐을 뿐, 나머지 자리는 공석이다.
롯데 팬들은 과거 에이스투수였던 조정훈(30)의 복귀에 기대를 걸고 있다. 2009년 14승으로 공동 다승왕에 올랐던 조정훈은 그 해 포스트시즌에서 '공포의 포크볼'을 앞세워 상대 타자들을 추풍낙엽처럼 쓸어버렸다. 2010년 초반에도 조정훈은 좋은 활약을 이어갔지만 부상 때문에 마운드에서 내려와야 했다.
그 후로 5년, 조정훈은 군 복무와 수술 2번 등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 군 복무를 마쳤던 2013년 초에는 사이판 캠프에 합류, 기대감을 높였지만 다시 부상에 발목이 잡혔다. 2010년 조브 클리닉에서 팔꿈치 인대 재건술을 받았지만 다시 끊어졌고, 2013년에는 다시 일본으로 건너가 수술을 받았다.

피나는 노력 끝에 조정훈은 다시 공을 잡았다. 2014년 말 재활을 마치고 롯데 마무리 훈련부터 마운드 위에 섰다. 140km가 넘는 공을 뿌리며 건재를 과시했던 조정훈, 그렇지만 이종운 감독은 아직 그를 선발투수 후보로 거론하는 데 조심스러워하고 있다.
21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 피오리아 롯데 스프링캠프에서 만난 이종운 감독은 "일부러 조정훈을 거론하지 않고 있다. 내가 무슨 이야기를 해서 조정훈 선수가 조급하게 몸을 만들려고 한다면 큰일이다. 팔꿈치 수술만 두 번을 받았는데, 한 번 더 수술을 받는다면 이번에는 정말 힘들다"고 말했다.
고무적인 것은 조정훈이 애리조나에 합류했다는 점이다. 이 감독은 이번 캠프에 몸이 준비되지 않은 선수는 데려오지 않았다. 대신 김해 상동구장에서 몸을 완벽하게 만들고 대만으로 건너가도록 지시했다. 조정훈에 대한 긍정적인 발언을 최대한 자제하고 있는 이 감독이지만, 조정훈을 애리조나 캠프에 동행시켰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의미가 있다.
이 감독은 "조정훈에게는 공 일찍 던질 생각하지 말고 러닝만 많이 하라고 주문을 해 놨다"고 말했다. 절대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몸을 만드는 게 우선이라는 뜻이다.
선발투수로 리그를 호령했던 조정훈인만큼 정상전력으로 돌아온다면 롯데로서는 천군만마다. 그렇지만 이 감독은 선발 후보들을 거론하면서 조정훈의 이름은 일부러 배제했다.
그렇다면 조정훈의 복귀 시점은 언제쯤일까. 이 감독은 "만약 몸을 잘 만든다면 개막 엔트리에도 얼마든지 들어갈 수 있다. 물론 다치지 말아야 한다. 이번에도 조정훈이 다친다면 우리 책임이라는 말을 코칭스태프에게도 해놨다"고 설명했다.
지난 겨울 조정훈은 인터뷰를 최대한 자제했다. 아무것도 결정된 것도 없는데 벌써 이야기를 꺼내기가 조심스러웠기 때문이다. 조정훈은 "이제 아픈 곳은 없다"면서 "지난 몇 년 동안 바다 깊숙하게 가라앉았는데, 이제는 (수면으로) 떠오를 때가 됐다"며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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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오리아(애리조나)=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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