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트 든 야신, 한화 지옥의 펑고타임 시작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5.01.21 13: 29

지옥의 펑고 타임이 시작됐다. 
21일 일본 고치 동부구장. 오전 7시부터 10명의 야수들이 얼리워크조에 배정돼 수비 훈련을 시작했다. 김성근 감독의 예고대로 전날 휴식일을 끝으로 더 이상 몸 만들기식 훈련은 없었다. 아침 얼리워크조부터 오후 엑스트라조까지 훈련 일정이 빽빽하게 들어찼다. 
김성근 감독도 대부분 선수들이 훈련하는 시영구장 대신 오전에는 동부구장을 찾았다. 오전 10시 구장에 도착했을 때부터 김 감독은 직접 일일이 야수들의 송구 동작을 가르치며 수비력 키우기에 몰두하고 있었다. 임수민 수비코치와 고바야시 신야 인스트럭터도 함께 했다. 

시곗바늘이 오전 11시를 가리킨 순간, 야수들이 내야·외야를 가리지 않고 좌측으로 향했다. 이윽고 김성근 감독이 흰색 배팅장갑을 끼고 펑고를 위해 배트를 집어 들었다. 김 감독은 좌측 외야라인 깊숙하게 펑고를 쳤고, 선수들도 번갈아 공을 받고 2루에 송구하느라 바쁘게 움직였다. 
좌측에서 백핸드로 공을 잡은 뒤 2루에 송구하는 방식으로 훈련이 진행됐다. 추승우·오윤·황선일·오준혁·송주호 등 외야수들은 물론이고 내야수 김회성과 강경학도 좌측에서 같은 훈련을 받았다. 도중에 오윤과 황선일은 각각 3루 파울 지역과 우측 외야로 빠져서 송구 동작부터 다시 가다듬었다. 
오전 11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김 감독의 펑고 타임은 쉴 틈을 주지 않았다. 내야보다 멀리 공을 보내야 하는 외야 펑고는 더 많은 힘과 정교함을 필요로 한다. 김 감독은 선수들이 전력으로 잡을 수 있는 위치로 타구를 보냈고, 캐치 후 송구 동작을 끊임없이 지적했다. "안 되면 될 때까지 하라"고 독려했다. 
김 감독은 "어깨까지 팔을 올려서 돌려야지", "하늘을 보지 말라. 허리가 젖혀져서는 안 된다"며 선수들의 송구 동작 하나하나를 세세하게 지적했다. 그 사이 노란 박스 안에 들어있던 야구공들이 하나둘씩 줄어들기 시작했다. 11시35분쯤 외야 펑고가 끝난 뒤 5분 동안은 내야수 김회성·강경학을 3루로 불러 또 강한 펑고를 날렸다. 
김 감독의 펑고는 오전 11시40분쯤에 끝났고, 박스에 들어있던 공들도 바닥을 보였다. 한 박스에 약 250개의 공이 담겨있으니 그만큼 펑고를 친 것이다. 선수들이 지친 기색이었지만 김 감독은 펑고 이후에도 김회성에게 1대1로 붙어 3루에서 한 걸음씩 걸어가며 1루로 송구하는 훈련까지 다 마친 뒤에야 오전 훈련을 끝냈다. 김 감독은 곧장 시영구장으로 이동, 식사를 마치고 오후에는 불펜에서 투수들의 투구를 4시간 넘게 집중 관찰했다. 
김 감독은 오후 5시를 넘어 엑스트라조의 훈련을 감독실에서 지켜봤다. 첫 펑고에 대해 사람들이 궁금해 했다는 이야기에 "뭐가 궁금한가"라며 허허 웃은 뒤 "송구를 지적한 것이다. 지금 내외야가 다 약하다. 송구에서 기본이 안 되어있다. 어깨 상태를 떠나 섬세함을 키워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김 감독의 펑고 타임과 함께 한화의 지옥 훈련이 다시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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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치=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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