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틴' 기성용과 '막내' 손흥민, 두 남자를 주목하는 이유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5.01.22 05: 30

'캡틴' 기성용(26, 스완지 시티)과 '막내' 손흥민(23, 레버쿠젠)의 발끝에 이목이 쏠린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2일(이하 한국시간) 오후 4시 30분 멜버른 렉탱귤러 스타디움서 우즈베키스탄과 2015 AFC 아시안컵 8강전을 벌인다.
물러설 수 없는 일전이다. 조별리그는 끝났다. 한 번 지면 짐을 싸야 하는 토너먼트다. 한 경기에 총력을 쏟아야 한다. 슈틸리케호는 지난 18일 결전지인 멜버른에 입성해 19일 꿀맛 휴식을 취했다. 20일 멜버른에서 첫 훈련을 펼쳤다. 부상으로 대회를 조기 마감한 이청용(볼튼)과 구자철(마인츠)을 제외하고 21명 전원이 참석했다. 부상(감기 몸살)에서 갓 회복한 손흥민, 박주호(마인츠), 김주영(서울) 등도 예열을 마쳤다. 21일 최종 훈련도 마찬가지였다.

두 명의 태극전사들에게 관심이 모아진다. 주장 완장을 찬 기성용과 대표팀 막내 손흥민이다. 저마다의 스토리가 있다. 기성용은 두 친구를 위해 다시 묵직한 완장의 무게감을 보여야 한다. 손흥민은 4년 전의 아픈 기억을 통해 침묵을 떨쳐내야 한다.
기성용은 이번 대회서 슈틸리케호의 캡틴으로 낙점됐다. '단짝' 구자철-이청용과 경합을 벌여 슈틸리케 감독의 최종 선택을 받았다. 공교롭게도 가장 절친한 두 친구는 지금 호주에 없다. 이청용은 오만전, 구자철은 호주전서 불의의 부상을 입어 일찌감치 짐을 쌌다.
기성용의 책임감이 막중해졌다. 주장 완장의 무게감에 친구들의 역할을 대신해야 한다. 구자철과 이청용은 의심의 여지가 없는 슈틸리케호의 핵심 공격 자원들이다. 기성용은 본업인 공수 조율과 함께 때로는 둘의 공격적인 역할도 소화해야 한다. 소속팀 스완지와 대표팀서 줄곧 해내던 역할이다.
'절치부심' 손흥민도 우즈벡 골문을 조준하고 있다. 그는 이번 대회 강력한 득점왕 후보로 꼽혔다. 반환점이 돈 시점에서도 침묵하고 있다. 오만과 1차전서 풀타임을 소화했으나 골대를 맞히는 등 운이 따르지 않았다. 쿠웨이트와 2차전은 감기 몸살로 쉼표를 찍었다. 몸상태가 100%가 아니었던 호주와 3차전서 전반 막판 교체 출격해 51분을 소화했다. 지금까지는 이름값에 걸맞지 못한 모습이다.
손흥민은 4년 전 2011년 카타르 아시안컵에 참가했다. 19살 막내였다. 네 차례 교체 출전했다. 바레인, 인도, 일본, 우즈벡전에 나섰다. 태극마크를 달고 첫 출전한 국제대회. 그에게 주어진 기회는 100분이 조금 넘는 시간이었다.
4년이 흘렀다. 시간은 헛되지 않았다. 한국 최고의 선수로 성장했다. 독일 분데스리가는 물론 별들의 무대인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서 상대 팀의 주요 견제 대상이다. 명실공히 한국 축구의 간판스타로 자리매김한 셈이다.
손흥민은 전날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해 "난 4년 전도 지금도 어린 선수다. 4년 전엔 경험도 없고 프로 선수에 갓 데뷔한 이가 아시안컵이라는 큰 무대에 나서 겁없이 했다"면서 "4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다양한 무대와 경기를 경험했다. 위치는 변화가 없지만 경험이 조금 많아졌다. 경기 운영이 4년 전보다 좋아졌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우승 각오도 남다르다. 손흥민은 "토너먼트라 지면 짐을 싸고 돌아가야 한다. 선수들도 그런 기분을 안다. 나도 아시안컵을 놀러온 게 아니다. 우승하러 왔기 때문에 개개인이 잘 준비해야 한다"고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기성용과 손흥민이 아시아 정상을 향해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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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버른(호주)=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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