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중간하게 넘어오지는 않는다".
한화는 일본 스프링캠프를 사실상 이원화로 운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고치에서 본진 선수들이 훈련 강도를 높이고 있는 가운데 오키나와에서는 재활 선수들이 따로 몸만들기를 진행 중이다. 김성근 감독은 매일 같이 박상열 투수코치와 홍남일 트레이닝코치로부터 재활선수들 몸 상태에 대해 보고받고 있다.
현재 오키나와에 있는 재활 선수는 모두 14명으로 투수 박정진·배영수·송은범·윤규진·이태양·유창식·윤기호, 포수 이주호, 내야수 한상훈·송광민·이학준, 외야수 이용규·최진행·노수광이다. 투타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해야 하는 선수들이 본진 캠프에서 떨어져 있으니 언제쯤 100% 전력이 될지 장담 못한다.

하지만 김 감독은 서두르지 않고 있다. 김 감독은 "지금 송광민이 공을 못 던지고 있지만 나머지 선수들은 그 나름대로 재활을 하고 있다고 한다"면서 "어중간하게 넘어오게 하지는 않을 것이다. 확실하게 해야 한다"는 말로 완벽한 상태를 또 강조했다. 캠프가 첫 턴을 돌며 본격화됐지만 조급해하지 않는다.
돌다리도 두드리고 건너는 것이 김 감독 스타일이다. 캠프 시작부터 러닝 중 근육통이 올라온 배영수와 송은범을 오키나와로 보낸 것도 그들에게 패널티를 주는 게 아니라 혹시라도 모를 부상 악화를 방지하는 차원으로 해석하면 된다. 실제 김 감독은 "송은범의 불펜 투구가 좋았다. 권영호 코치에게 배운 체인지업을 금방 던지더라. 올해 재미있을 것이다"며 그에 대한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현재 캠프에 있는 또 다른 FA 투수 권혁도 최근에는 불펜 투구 대신 러닝과 스트레칭 위주로만 훈련 중이다. 김 감독은 "러닝을 하다 허리가 조금 안 좋다고 한다. 오늘(21일) 캐치볼을 시작했는데 원래부터 허리에 통증이 있는 선수라 무리하게 하다 다치게 해선 안 된다"며 그의 페이스를 한 템포 죽였다.
올해 한화는 김성근 감독 체재에서 첫 시즌을 앞두고 매우 큰 기대를 받고 있다. 김 감독이 느낄 부담감도 상당할 것이지만 그럴수록 신중하다. 여기에는 김 감독의 또 다른 노림수라고 해석할 만한 요소 또한 있다. 주축 멤버들이 빠진 캠프가 나머지 선수들에게는 충분히 새로운 동기부여의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재활 선수들을 일단 없는 전력으로 생각하고 나머지 선수들을 키워 놓으면 나중을 대비해서도 좋다. 늘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는 김 감독 스타일상 재활 선수들이 눈앞에 없다고 해서 서두를 일이 없다. 김 감독은 "서산 잔류군 선수들도 계속 체크 중이다"며 재활 선수뿐만 아니라 잔류 선수들도 시야에 넣었다. 김 감독 사전에 어중간함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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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치=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