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K기업은행 운명, 데스티니 회복에 달렸다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5.01.22 06: 03

상위권을 유지하던 화성 IBK기업은행 알토스가 암초를 만났다. IBK기업은행은 지난 14일 KGC인삼공사와의 경기에서 주포 데스티니 후커를 오른쪽 발목 부상으로 잃었다. 당시 경기에서는 승리했지만, 외국인 선수가 3주간 빠진다는 것은 큰 타격이 아닐 수 없었다.
데스티니 없이 치른 첫 경기에서 IBK기업은행은 현대건설을 맞아 승점을 추가하지 못했다. 올스타전 이후 2월 2일 한국도로공사, 8일 흥국생명과의 중요한 일전을 앞두고 있는 IBK기업은행으로서는 데스티니의 부상 회복이 무엇보다 중요한 이슈다. 데스티니가 정상 기량을 언제 회복하느냐에 따라 승점 싸움에 큰 변동이 생긴다.
이정철 감독은 1-3으로 패했던 21일 현대건설과의 경기를 앞두고 가진 인터뷰 자리에서 “화면상으로 본 각도에 비해서는 부상이 경미하다. 발목 주 인대가 3개라고 하는데, 그 정도 부상이면 최소 2개가 다친다. 그런데 데스티니는 2개가 괜찮다고 하더라”라며 데스티니의 몸 상태를 전했다.

당시 발목에 테이핑을 해둔 덕분인지 부상 순간 우려됐던 것보다는 훨씬 증세가 다행스럽다. 이 감독은 “아래쪽 인대 하나만 50% 정도 손상됐다. 지금은 목발도 떼고 붓기도 많이 빠졌다. 진료도 계속 받을 계획이다. 마사지 받으면서 아이싱 치료할 수 있는 방법도 있더라”며 향후 계획까지 공개했다. 실제로 데스티니는 21일 현대건설전이 있던 수원 실내체육관을 찾아 관중석에서 목발 없이 걷는 모습도 보였다.
물론 경기에 출전할 수 있을 정도로 회복됐다고 끝나는 건 아니다. “통증이 많이 가라앉고 회복됐다고 하지만, 점프를 할 수 있는 동작이 돼야 하기 때문에 기다려봐야 한다”는 말로 이 감독은 신중한 태도를 나타냈다. 이는 데스티니의 플레이 스타일과도 관련이 있다. “걱정은 하고 있다. 데스티니는 점프력으로 배구하는 스타일이다. 체중이 가벼운 것은 장점이 될 수 있다. 일주일 됐는데 회복 속도가 양호하다”는 것이 이 감독의 설명.
실전에 다시 나선 뒤 회복 속도 역시 관건이다. 이 감독은 이에 대해 “2월 2일과 8일에 경기가 있는데, 분명 첫 경기에 뛰면 붓는다. 첫 경기에 들어가기 위한 훈련 시간도 필요하니 진료를 받아보고 결정할 것이다. 어떤 진단이 나오느냐에 따라 연습에 참여(시기)가 달리질 것이다”라고 밝힌 상태다.
2위 자리를 놓고 다투던 현대건설과의 대결에서 패해 IBK기업은행은 2위 자리도 내줬다. 외국인 선수가 독보적인 점유율을 갖는 다른 팀들과 달리 IBK기업은행은 데스티니-김희진-박정아로 이뤄진 삼각편대가 비교적 고른 득점 분포를 보이지만, 그래도 에이스가 없는 것은 큰 타격으로 나타났다.
이 감독도 애초에 마음을 비우고 현대건설과의 경기에 임하겠다고 했을 정도로 V-리그에서 외인 공격수가 차지하는 비중은 크다. 실제 경기에서도 데스티니 대신 공격의 1옵션이 되어야 할 김희진이 16득점을 올리기는 했으나 공격 성공률이 23.72%로 크게 낮았다. 14득점한 박정아 역시 39.39%로 만족스럽지 못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여전히 선두 도로공사는 사정권에 있다. 격차는 승점 4점. 반면 4위 흥국생명과의 승점차도 9점이라 아직 안심하기는 이르다. 데스티니의 회복이 늦다면 2일과 8일 양 팀과의 맞대결 결과에 따라 차이는 더 늘거나 줄어들 수 있다. 데스티니의 회복 속도가 팀의 운명을 좌우한다 해도 과언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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