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이니까 있는 그대로 써야죠. 제 등록명은 'Kang' 입니다."
미국 메이저리그 진출이 확정된 강정호(28,피츠버그)는 요즘 넥센 히어로즈 선수들과 함께 훈련하고 있다. 팀 훈련 스케줄에 따라 자연스럽게 기술훈련을 하고, 이후 개인적으로 30분 정도 정리운동을 한 뒤 하루 일정을 마친다.
22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 서프라이즈 넥센 캠프에서 만난 강정호에게 등록명에 대해 물어보자 단호하게 "Kang으로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강정호의 등번호는 27번, 등록명은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Kang'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미 현지 언론에는 강정호의 이름이 'Jung Ho Kang'으로 알려졌고, 강정호 본인의 여권 이름 표기법도 이와 같다.

그런데 한국어의 로마자 표기법에 따르면 강정호의 성(姓)은 'Gang'으로 써야 한다. 기역(ㄱ)과 디귿(ㄷ), 비읍(ㅂ), 지읒(ㅈ)이 초성으로 쓰일 때에는 g, d, b, j로 표기한다고 정해져 있다. 관습적으로 김씨를 'Kim', 박씨를 'Park'라고 쓰지만 원래대로라면 'Gim', 'Bak'이 되어야 한다.
마침 피츠버그 팬 웹사이트에 비슷한 질문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강정호의 영문 표기법을 놓고 'Gang'이라고 쓰면 안 되냐는 질문이었다. 피츠버그의 상징은 바로 해적(Pirates), 만약 강정호가 등록명을 'Gang'이라고 한다면 묘하게 어울린다.
그래도 강정호는 "등록명을 바꾸지 않겠다. 한국인이니까 있는 그대로 쓰겠다"는 뜻을 확실하게 밝혔다.
한편 강정호는 현지 적응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강정호가 메이저리그 계약을 맺었다는 건 이미 능력은 인정받았다는 의미다. 빠르게 메이저리그에 적응하는 게 중요하다.
강정호는 "우리 팀(넥센)에서 뛰었던 외국인선수들을 봐도 밝고 긍정적이고 먼저 다가가는 성격을 가진 선수들이 야구도 잘 하더라. 내 원래 성격은 친해져야 그렇게 적극적으로 다가가는데, 다음 달에 피츠버그에 합류해서는 일부러라도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강정호는 2월 초 피츠버그 캠프가 있는 플로리다로 떠날 예정이다. 늦어도 10일까지는 들어가 새 동료, 코칭스태프와 인사를 나눌 예정이다. 강정호는 "비자 문제가 해결 되는대로 팀 캠프에 합류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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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프라이즈(애리조나)=손용호 기자 spjj@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