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쪼개기] ‘하이드’ 이승준, 마성의 중년 비서..제2의 김성오 되나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5.01.22 09: 57

배우 이승준이 ‘하이드 지킬, 나’에서 촐싹 맞지만 현빈의 곁에서 완벽히 보좌하는 비서 역할로 시청자들의 웃음보를 자극했다. ‘시크릿가든’에서 김성오를 떠올리는 듯한 ‘내 사람 하고 싶은’ 비서 연기로 ‘하이드 지킬, 나’의 재미를 높였다.
이승준은 지난 21일 첫 방송된 SBS 새 수목드라마 ‘하이드 지킬, 나’에서 구서진(현빈 분)의 수족과 같은 비서 권영찬 역으로 안방극장에 인사했다. tvN ‘미생’에서 안영이(강소라 분)의 옛 상사로 시청자들을 설레게 했던 그는 이 드라마에서는 뽀글거리는 머리에 다소 방정맞은 움직임으로 확 바뀐 모습이었다.
특히 서진의 곁을 한시라도 벗어나지 않고 그가 해리성 인격장애를 앓고 있다는 것까지 알고 있는 최측근이다. 진중함과는 거리가 먼 촐싹 맞은 손동작, 높은 목소리, 존댓말과 반말을 섞어가며 하는 친근한 보고가 마치 ‘시크릿가든’에서 ‘마성의 비서’로 통했던 김성오를 떠올리게 했다. 공교롭게도 당시 극중에서 김성오의 상사는 현빈이었다.

다소 허술해보이지만 사실은 명문대 출신의 재원. 심장박동수가 올라가면 내면의 또 다른 인격 로빈이 나오기 때문에 조심하는 서진을 위로하기 위해 ‘착한 거짓말’을 하고, 일부러 과장된 표정을 지으며 호응하는 인물이기도 하다. 서진의 마음을 가장 잘 알고, 그래서 열심히 보필하는 비서 영찬의 따뜻한 마음 씀씀이는 이날 방송 곳곳에 등장했다. 서진의 몸상태를 걱정한다든가, 불길한 꿈을 꾼 것에 대해 프로이트까지 ‘들먹이며’ 좋게 좋게 포장을 하려고 애쓰며 형제인 듯 형제 같은 형제 아닌 상하 관계를 보여줬다.
특히 로빈과 서진의 구분을 위해 전날 점심 식사 음식을 물어보는 장면은 두 사람의 웃음 가득한 관계가 드러나는 장면이었다. 서진이 아닌 로빈이라고 생각한 영찬이 전기충격기를 들이밀며 “로빈 잘 들어 우리 점심 새싹 비빔밥 안 먹었어. 육회비빔밥이지”라고 마치 영화에서 긴박감 넘치는 갈등에 나올 법한 목소리로 이야기를 하는 장면은 감정을 절제해야 해서 무표정한 서진과 대비되며 이날 방송의 최대 웃음 형성 지점이었다.
이 같은 보기만 해도 매력이 철철 흐르는 서진과 영찬의 관계는 현빈의 전작이자 흥행작인 ‘시크릿가든’의 인기 요인과 맞물린다. 당시 그 드라마는 현빈과 하지원의 로맨스 뿐만 아니라 김성오의 외모와 어울리지 않는 애교 가득한 보좌가 시청자들의 웃음을 자극하며 호평을 받았다.
이승준 역시 진중한 외모가 망가지는 웃긴 캐릭터로 만들어 드라마의 흥미 요소가 되고 있다. 한껏 높아진 목소리, 그리고 한없이 가볍지만 친근한 행동을 맛깔스럽게 연기하며 안방극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자칫 과장돼서 극의 흐름을 방해할 수 있는 코믹 캐릭터를 재미있게 소화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 그만큼 연기력을 갖추고 있다는 방증일 터다. 첫 방송부터 강렬한 인상을 남긴 이승준이 앞으로 현빈과의 형제 로맨스를 어떻게 그려나갈지 기대를 모은다.
jmpyo@osen.co.kr
'하이드 지킬, 나'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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