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수목드라마 '킬미 힐미'는 예능이 아니다. 그럼에도 두 주연배우 지성, 황정음은 누가 더 잘 망가지나를 놓고 대결을 펼치고 있다.
극 중 지성은 각각 7중인격의 환자 차도현 혹은 신세기 혹은 페리박 등을 연기하고 있다. 여기에 황정음은 정신과 의사 오리진으로 분했다. 7중인격과 정신과 의사인 두 사람은 '개그콘서트'보다 웃긴 연기로 시청자의 시선을 모으고 있는 상황. 훈남훈녀이기도 한 이들은 잘생긴 외모와는 상관없이 '자비없는 망가짐'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 21일 방송분도 역시 그러했다. 마치 '누가 더 웃길까' 경쟁이라도 하듯, 양보없는 코믹 연기가 이어졌다.
지성의 경우 1회부터 쭉 변화무쌍한 캐릭터 변화와 함께 탁월한 코믹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이날 방송에서는 특히 페리박의 등장 부분이 압권이었는데, 지성은 능청스럽게 40대 아저씨 페리박을 소화했다. 항상 앞머리를 반으로 갈라 정돈하며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를 쓰는 페리박은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한번에 사로잡았다. 화려한 문양 셔츠의 깃을 세우고 흰색 정장을 차려입은 시골 날라리 아저씨 페리박의 옷차림 또한 매회 시선을 잡아끌고 있다.
7개 인격을 연기하고 있느나 지성이 코믹 연기를 선보이기 쉬운 설정이라면, 황정음은 정신과 의사 오리진이라는 인물 하나로 웃음을 만들어내는 중이다. 이날 그는 신세기에게 이끌려 '강제 고백'의 주인공이 됐는데, 그를 환자로 보고 이를 받아주려는 노력이 큰 웃음을 선사했다. 중학생처럼 유치한 고백을 건네는 신세기 앞에서 원숭이 인형을 흉내내고 억지 웃음을 지어보이는 오리진은 황정음의 망가진 몸짓과 표정이 없었다면 표현이 불가능했다.
일반적으로 남녀주인공은 케미로 주목받기 마련인데, 두 사람은 케미만큼이나 코믹 연기로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특히 경쟁하듯 벌이는 망가지는 열연은 '킬미 힐미'의 관전포인트가 된 지 오래다. 다음 회는 또 얼마나 웃길까는 드라마팬들의 행복한 고민거리가 됐다.
이러한 웃음 파워에 힘입어 '킬미 힐미'는 동시간대 시청률 1위로 올라선 상황. 지성과 황정음의 코믹 연기가 이러한 상승세를 이어갈 원동력이 될지 기대를 모은다.
한편, '킬미 힐미'는 다중인격장애를 소재로, 일곱 개의 인격을 가지고 있는 재벌 3세와 그의 비밀주치의가 된 레지던트 1년 차 여의사의 버라이어티한 로맨스를 그린 힐링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다. 지성, 황정음, 박서준, 김유리 등이 출연하며 매주 수, 목요일 오후 10시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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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미 힐미' 방송화면 캡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