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이민호’라고 해야 하나. 영화 ‘강남 1970’이 예매율 1위에 이어 박스오피스 1위까지 기록하며 영화 팬들 시선을 한 번에 모았다. 이민호의 스크린 데뷔가 화려하다.
22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결과에 따르면 ‘강남 1970’(감독 유하)은 지난 21일 15만 2,522명을 동원, 누적관객수 16만 3,344명으로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강남 1970’은 유하 감독의 ‘거리 3부작’ 완결편. 1970년대 서울 개발이 시작되던 강남 땅을 둘러싼 두 남자의 욕망과 의리, 배신을 그린 영화로 장르는 액션 느와르, 등급은 청소년관람불가다. 기존의 이민호 이미지를 생각한다면 의아할 수도 있었던 선택. 이 영화에서 이민호는 드라마를 통해 구축했던 ‘왕자 같은’ 이미지를 내려놓고 건달로 등장, 과감한 연기 변신으로 이목을 사로잡았다.

영화 속 이민호는 김래원과 함께 꼬질꼬질한 넝마주이로 등장했다. 그가 연기한 김종대 역은 이후 땅 투기꾼에서 건달로 성장(?)하며 온갖 악행을 저지르는 캐릭터. 그러면서도 마음 한 구석에는 늘 순수함과 따뜻함을 지니고 있다는 점에서 꽤 복잡한 내면 연기가 필요한 역이었다. 이민호는 외모적으로는 한 짐 내려놓고, 연기적으로는 한 계단 올라간 모습이었다.
이민호는 ‘강남 1970’ 시사회 당시 OSEN에 “영화 촬영을 통해 감독님과 함께 한 배우 분들께 배운 것이 정말 많다”며 겸손한 모습을 보이면서도 “스크린 데뷔를 서두르지 않기를 잘 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2006년 드라마 데뷔를 한 이민호는 특히 ‘꽃보다 남자’의 구준표, ‘상속자들’의 김탄과 같은 부유하고 화려한 역에 특화된 듯 보였다. 그의 수려한 외모와 여심을 자극하는 멜로 연기는 그를 안방극장의 ‘로코킹’에 등극시켰고, 그는 이를 통해 각종 연기대상을 휩쓸고 해외 인기에 힘입어 한류 아이콘으로 떠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정형화된 듯했던 이민호의 이미지는 이번 기회로 제대로 깨졌다. ‘강남 1970’으로 본 이민호는 배우로서 또 한 번 성장한 모습. 단순히 멋있지만은 않지만 눈길이 가고, 때로는 피를 뒤집어쓰고 더러운 짓을 해도 어딘가 멋들어진 그의 모습은 외모적인 장점뿐 아니라 깊어진 감정선과 몸 사리지 않는 연기로 뒷받침됐다.
이민호의 질주가 대단하다. ‘강남 1970’은 국내 인기로도 눈길을 끌고 있지만 일본, 중국, 대만, 홍콩, 베트남,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주요 지역에서도 선판매 완판을 기록한 상황. 국내 영화 중에는 최초로 해외 동시 개봉을 할 예정이기도 해 이민호의 한류 파워가 드라마에 이어 영화로도 크게 뻗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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