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쪼개기]'수요미식회' 첫 선, 진짜 쓴소리가 있긴 했나
OSEN 박현민 기자
발행 2015.01.22 09: 41

tvN '수요미식회'가 첫선을 보였다. "우린 다른 맛집 프로와 달라"라고 외쳐 눈길을 끌었던, 바로 그 방송이다. 각종 쓴소리가 난무할 것이라 예상됐던 '수요미식회'는 막상 뚜껑을 열고나니 결국 칭찬이 8할이었다.
지난 21일 방송된 '수요미식회'(연출 이길수)는 방송인 전현무, 슈퍼주니어 김희철, 미식가 배우 김유석, 강용석, 이탈리안 레스토랑을 직접 운영하고 있는 어반자카파 박용인 등이 출연해 요리 연구가 겸 푸드스타일리스트 홍신애와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과 함께 국내의 소고기 맛집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정체성은 모호했다. 맛집을 직접 찾아가 실컷 '먹방'을 보여주고 "맛있다"를 연발하진 않았지만, 소고기 맛집을 다루며 MC와 패널의 칭찬이 난무했다. '상호가 아쉽다' '화장실이 별로다' '가격이 비싸다' 등의 지적도 있었지만 '쓴소리'로 생각될 정도의 내용은 없었다.

앞서 제작발표회 당시 출연진이 직접 언급했던 것처럼, 이미 맛집으로 정평이 난 해당 음식점에 대한 다양한 소개와 설명은 인터넷 블로그에도 충분하다. 그저 해당식당에 대한 출연진의 주관적 평가와 추억들 나열은 그들이 보여주려 했던 '차별화'와는 다소 어긋난 느낌이다.
이대로면 서툰 한국말로 "맛이 없어요"라고 솔직하게 말한 방송인 사유리가 보여줬던 '맛집' 프로의 충격에 견줄만한 수준은 아니다. 제작발표회 당시 "최초로 맛없다 돌직구 날리는 방송이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던 것에 비하면 싱거운 방송이었다.
다만 '입맛의 참견'이라는 코너를 통해 '음식'에 집중해 더 나은 입맛을 찾기 위한 이야기가 오갔던 것은 신선했고, 유용했다.
이날 '수요미식회' 첫 방송은 시청률 0.99%(닐슨코리아, 케이블기준)을 기록했다. 연이어 선보인 몇개의 파일럿들이 쓸쓸하게 종영했던 것에 비하면 분명 주목할 만한 성과다. 특히 이렇다할 신흥 콘텐츠가 부재했던 tvN 입장에서 수요일 심야 예능 시간대의 가능성을 엿본 프로였다.
이미 진행력을 충분히 검증받은 전현무, 여러 프로를 통해 이제는 예능인으로 거듭난 강용석 등의 섭외는 단연 돋보였다. 하지만 그들이 원해던 것처럼 '한국판 미슐랭 가이드'의 모태가 되기에는 부족함이 너무 많았다. 이제 막 첫 회를 끝낸 '수요미식회'가 그들이 강조한 차별화된 프로그램으로 거듭나고, 다양한 형식의 맛집 프로의 등장에 눈높이가 높아진 시청자의 수준을 맞춰갈 수 있을까.
gato@osen.co.kr
'수요미식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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