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중이 현빈 VS 다중이 지성[Oh!쎈 초점]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5.01.23 08: 01

새해부터 안방극장 ‘빅매치’가 시작됐다. 해리성 인격장애, 흔히 말하는 ‘다중이’를 연기하는 두 배우 현빈과 지성의 매력 대결을 보는 재미가 상당한 것. 심지어 동시간대 방송된다. SBS ‘하이드 지킬, 나’의 현빈과 MBC ‘킬미힐미’ 지성이 노래 가삿말인 ‘내 속엔 네가 너무도 많아’를 충실히 지키고 있다. 두 드라마는 ‘하이드 지킬, 나’가 지난 21일 첫 방송을 하면서 맞대결을 벌이게 됐다. 여러 인격을 가진 남자와 한 여자의 사랑을 다루는 이야기 구조는 똑닮았다. 이를 연기해야 하는 배우들의 캐릭터 표현에 따라 다른 분위기를 풍긴다. 
#까칠한 현빈 vs 다정다감한 현빈
현빈이 연기하는 구서진은 또 다른 인격 로빈을 제어하기 위해 절제된 생활을 한다. 까칠하고 전형적인 나쁜 남자. 배려 따위는 없어 누가 봐도 ‘싸가지’ 없음을 알 수 있다. 여자가 위기에 빠져도 도망쳐야 하지만 그 이유를 알게 되면 보호 본능을 자극하기 마련이다. 모두에게 친절한 남자는 매력 없다고 하지 않나. 일단 여주인공 장하나(한지민 분)는 서진과의 악연으로 분노를 표출하는 중. 두 사람이 티격태격하는 과정에서 만드는 로맨스 조합이 흥미로운 요소다.

현빈은 첫 방송에서 독설 가득하고 냉소적인 서진을 완벽히 표현했다. 그리고 방송 말미 기어코 나온 다정다감한 인격 로빈과의 확실한 구분에 성공했다. 크게 옷차림이 달라지지 않았는데도 미간을 풀고 웃음을 짓는 것만으로도 두 가지 캐릭터를 잘 표현했다. 로맨틱 코미디의 왕자 현빈이 이 세상 여자들의 취향을 저격하는 두 남자를 연기하는 것만으로도 일단 보고 싶은 드라마다. 현빈은 굉장히 섬세하게 연기를 하고 있다는 후문.
이 드라마의 연출자인 조영광 PD는 제작발표회에서 현빈에 대해 “굉장히 섬세하게 연기해서 별명이 ‘현테일’이다. 운동을 하지 않는 서진을 위해 근육을 얼마나 뺄 것인지에 대해서도 물어보더라”라고 놀라워했다.
#인격 종합선물세트, 지성이 왔다
 
지성이 연기하는 차도현 안에는 너무도 많은 인격이 있다. 반항적인 남자 신세기, 구수한 사투리를 하는 푼수 같은 남자 페리박, 그리고 자살 인격인 안요섭, 아직 등장하지 않은 인격까지. 이 드라마는 총 7개의 인격을 가진 도현을 표현하며 의도적으로 과장된 구성을 하고 있다. 도현이 인격이 발현할 때마다 크게 당황하고 어쩔 줄 몰라한다든가, 다른 인격들의 웃음 가득한 출현은 시청자들의 배꼽을 쥐게 하고 있다.
보기만 해도 짠하고 설렘 지수를 높이는 도현, 진지해서 더 웃긴 나쁜 남자 세기, 촐싹맞은데 매력적인 페리박 등 지성이 표현할 수 있는 매력적인 남자들의 총집합을 보는 듯한 인상을 준다. 덕분에 시청자들은 지성이라는 남자 배우를 두고 취향대로 감정을 이입해서 보는 즐거움을 느끼고 있다. 지성은 출중한 연기력을 갖춘 배우. 캐릭터가 수시로 바뀌는데도 전혀 이질감 없이 시청자들에게 세밀하게 감정을 전달하고 있다.
‘킬미힐미’ 측은 지성에 대해 “정말 천부적인 배우라는 극찬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디테일이 살아 있는 연기를 선보이고 있다”며 “언제나 신인 같은 성실한 태도와 끊임없는 치열한 노력이 7중 인격도 무리 없이 소화해내는 연기자 지성을 탄생시킨 것 같다”고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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