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드-킬미' 양측, 유사성 논란에 "표절아냐" 한목소리 [종합]
OSEN 정유진 기자
발행 2015.01.22 11: 16

설마 했던 일이 벌어졌다. 같은 시기, 비슷한 소재로 방송을 시작한 두 드라마 간에 눈에 보이는 갈등이 불거진 것. 하지만 두 드라마는 양측 모두 “작가 개인의 생각”이라며 갈등 진화에 나서고 있는 모양새다.
갈등의 시발점은 지난 21일 첫 방송된 SBS 새 수목드라마 ‘하이드 지킬, 나’의 원작 웹툰 '지킬박사는 하이트씨' 이충호 작가의 SNS 글이었다.
이충호 작가는 지난 21일 자신의 트위터에 "이런...당당한 걸 보니, 아직 모르는구나. 곧 알려줄게. 본인이 도둑질한 드라마에 출연하고 있단 사실을"이라며 '킬미 힐미'에 출연하고 있는 배우 지성이 언급한 말을 인용한 기사 링크를 게재했다.

지성은 앞서 진행된 MBC 수목드라마 '킬미 힐미' 기자간담회에서 "요즘 문제가 많아서 아름답게 이겨내는 걸 보여줘 사람들에게 힘을 주고자 하는 의도가 있다고 본다. 뉴스를 안 봐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안 좋은 소식이 많아서 가치관 혼란이 올 때가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면서 그는 "정상적으로 살아가는 사람이 어디에 발붙이고 살아야 하나 할 정도로 사회적 분위기가 심각한 것 같다. 단순히 재미로 시작했다기 보다 배우들이 힘든 사람을 위해 뭘 할 수 있을까에 대한 책임감이 든다"며 솔직한 생각을 밝혔었다.
이충호 작가는 앞서 지난 20일에도 "'다중인격장애를 겪는 남자의 인격(하이드)과 여자가 사랑에 빠지는 로맨틱코미디'는 내가 2011년에 그린 '지킬박사는 하이드씨'가 시작이다. 사회 현상으로 포장하지마라. 그저 아이디어 도둑질일 뿐이다"라는 글과 함께 관련 기사를 게재하기도 했다.
이충호 작가의 SNS 글을 곧 논란을 불러일으켰고, ‘킬미 힐미’와 ‘하이드 지킬, 나’ 양측 모두 당황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우선, ‘킬미 힐미’를 방송 중인 MBC 측은 22일 OSEN에 “(이충호 작가의)개인 생각을 SNS에 적은 것일 뿐"이라며 "작가의 개인적 입장에 대해 공식적인 대응을 할 계획은 없다. 신경쓰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제작사 팬엔터테인먼트 한 관계자는 "다중인격을 소재로 로맨틱코미디를 제작한다고 발표한 지가 1년이 넘었다. 드라마 내용도 알려진 이미 알려진 부분이 많다. 거기다 방송 3주차다. 이런 상황에서 왜 이런 글을 올렸는지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이 작가가 직접적으로 '킬미 힐미' 측에 이의를 제기한 바는 없지만, 만약 제기한다면 사실이 아니라는 증거도 있다"며 "저희 입장에서는 사실 대응 가치가 없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의견은 ‘하이드 지킬, 나’ 측도 마찬가지였다. SBS 드라마국의 이용석 EP는 "이충호 작가의 글이 논란으로 번지고 있는데, 이는 작가의 개인적인 생각을 쓴 글"이라며 "동시간대 비슷한 소재로 MBC와 경쟁하게 됐다. '로미오와 줄리엣'처럼 겹칠 수 있는 소재라고 생각한다"면서 "표절이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또 "'킬미 힐미'가 제작되고 있는지 모르는 상황에서 기획했다. 두 경쟁사가 벌이는 선의의 경쟁이라고 생각하고 드라마를 재미있게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논란은 묘한 양상을 띈다. 원작자는 "도둑질"을 했다고 주장하고 있고, 양측 드라마 관계자는 "작가 개인의 생각"이라며 논란을 불식시키고 있다. 결국 갑작스럽게 불거진 유사성 논란은 원작자가 공식적인 항의를 하지 않는 이상 이대로 일단락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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