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가 캠프 첫 디펜스데이를 맞이했다. 전날 밤부터 내린 비로 인해 경기장 그라운드를 사용하기 어려웠지만, 김성근 감독이 이끄는 한화의 고치 스프링캠프에서는 문제될 게 없었다. 오히려 예년보다 3배 많은 수비 훈련을 소화하며 강도를 높였다.
한화는 22일 고치 스프링캠프에서 처음으로 디펜스데이를 시작했다. 그러나 전날 밤부터 내린 비 때문에 시영구장 그라운드는 진흙으로 되어있었다. 아침 일찍부터 구장 관리인들이 고인 물을 빼는 작업을 진행했지만, 김성근 감독의 결정은 빨랐다. 투수·야수 모두 실내연습장으로 향했다.

시영구장의 실내연습장은 그물로 크게 4개 면으로 나눠져 훈련을 할 수 있게 되어있다. 선수단 전원이 수비 훈련을 하는 데 있어 크게 무리가 없다. 게다가 또 다른 훈련장 동구부장에도 외야수들이 실내연습장에서 수비 훈련을 받았다. 김 감독이 말한 고치의 훈련 환경의 장점이란 바로 이 같은 부분이었다.
오전 9시 워밍업으로 모든 선수들이 몸을 풀고, 10시부터 본격적인 수비훈련이 시작됐다. 김성근 감독이 지켜보는 앞에서 11시30분까지 번갈아가며 펑고 훈련이 이어졌다. 김광수 수석코치와 임수민 수비코치가 두 군데로 나눠진 야수들에게 빠르고 날카로운 펑고를 날렸다. 김성근 감독도 계속 지켜봤다.

김태균·정근우·권용관 등 고참 선수들은 물론 김회성·강경학·이창열·이도윤·주현상 등 젊은 선수들도 똑같이 그라운드에 넘어지고 굴렀다. 실내연습장의 인조잔디가 아닌 메인구장 그라운드였다면 흙투성이가 되고도 남았을 강도. 김태균은 무릎을 꿇어가며 송구했고, 정근우도 허리를 숙인 채 숨을 헐떡였다.
김성근 감독도 중간 중간 송구 동작이 안 좋은 선수들을 따로 불러 1대1로 지도했다. 11시30분부터는 투수·포수·내야수들의 팀 수비 훈련이 또 진행됐다. 1사 2루, 무사 만루 등 여러 가지 상황을 가정해 긴밀한 연계 플레이를 연습했다. 모두가 파이팅을 외친 덕분에 실내연습장의 공기마저 후끈 달아올랐다.
오전 9시 워밍업으로 시작된 디펜스데이의 훈련은 오후 1시30분이 되어서야 끝났다. 워밍업 시간을 빼도 3시간30분이라는 시간을 타격 대신 수비에만 투자했다. 김성근 감독이 예고한 대로 다양한 메뉴의 강도 높은 수비훈련이 이어졌다. 전날 내린 비의 영향 따위는 전혀 없었다. 오후에는 날씨도 갰다.
SK 시절부터 김 감독과 함께 한 정근우는 "그때나 지금이나 훈련이 힘든 건 똑같다. 달라진 게 없다"고 말했다. 이제 2년차가 된 내야수 이창열도 "신인 때였던 작년보다 훨씬 힘들다"고 인정했다. 김태균 역시 "보통 캠프에서 해오던 것보다 수비 훈련 양이 3배 정도 되는 것 같다. 방망이에는 슬럼프가 있지만 팀에 수비는 집중만 하면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며 고된 수비 훈련에도 의연한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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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치=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