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리 슈틸리케(61) 감독이 찜한 선수가 또 큰일을 냈다.
울리 슈틸리케(61)감독이 이끄는 축구국가대표팀은 22일 오후 4시 30분 호주 멜버른 랙탱귤러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15 호주 아시안컵 8강전에서 연장전 터진 손흥민의 멀티골에 힘입어 우즈베키스탄을 2-0으로 제압했다. 이로써 한국은 이란 대 이라크전의 승자와 4강서 맞붙게 됐다.
재밌는 뒷이야기가 있다. 결전을 하루 앞둔 21일 공식인터뷰에서 슈틸리케 감독은 손흥민(23, 레버쿠젠)을 대동했다. 많은 의미가 담긴 호출이었다. 아시안컵에서 슈틸리케 감독은 여러 선수가 고르게 언론에 노출돼 선수단 사기진작에 도움이 되도록 세심한 배려를 하고 있다. 공교롭게 슈틸리케가 찜(?)한 선수는 여지없이 맹활약을 펼쳤다.

오만전을 앞두고 한국취재진에게 각오를 밝혔던 기성용은 오만전에서 단연 돋보였다. 쿠웨이트전을 앞두고 인터뷰를 했던 남태희와 차두리는 쿠웨이트전 결승골을 합작했다. 호주전에서 결승골을 넣은 이정협도 경기에 앞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만하면 슈틸리케 감독의 혜안 혹은 신기에 소름이 돋을 지경이다.
이제는 손흥민 차례였다. 감기몸살에서 완전히 회복한 손흥민은 우즈베키스탄전 선발출격을 예고했다. 손흥민은 21일 가진 인터뷰에서 “아시안컵에 놀러온 게 아니다. 우승하러 왔기 때문에 개개인이 잘 준비해야 한다. 감독님과의 미팅을 통해 우즈벡 선수들 개개인의 전력 분석을 했다. 어느 포지션에 몇 번이 뛰는지 다 알고 있다”면서 자신감을 보였다.
조별리그 3경기서 한국은 3골을 넣었다. 이청용(오른쪽 정강이 미세골절)과 구자철(왼쪽 팔꿈치 인대손상)이 부상으로 빠진 가운데 손흥민의 득점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했다. 손흥민은 “가장 중요한 건 승리다. 개인 욕심을 채우러 온 게 아니다. 골에 대한 부담감보다는 팀 우승이 가장 큰 목표”라며 승리에 기여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손흥민은 우즈베키스탄전 연장 전반 14분과 후반 14분에 연속골을 뽑아 기대에 200% 보답했다. 슈틸리케의 ‘신기’가 다시 한 번 빛을 보는 신기한 광경이었다. 비록 이청용과 구자철이 다쳤지만 한국의 분위기는 최고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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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버른(호주)=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