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상에 숟가락만 얹었어요."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2일(이하 한국시간) 오후 멜버른 렉탱귤러 스타디움서 열린 우즈베키스탄과 2015 AFC 아시안컵 8강전서 연장 터진 손흥민의 2골에 힘입어 2-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4강 진출에 성공한 슈틸리케호는 오는 26일 이란-이라크 승자와 결승 진출권을 놓고 맞붙는다.
손흥민은 이날 경기 후 인터뷰서 "골을 넣었지만 2골 모두 선수들이 나에게 잘 맞춰줬다. 난 밥상에 숟가락만 얹은 격이었다"고 겸손의 미덕을 보이면서 "첫골의 경우 (김)진수가 크로스를 기가 막히게 올려줬다. 혼자 있었는데 잘 맞춰줬다. 두 번째 골은 (차)두리 형이 말할 수 없이 깔끔하게 골을 넣을 수 있도록 만들어줬다"고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손흥민은 이날 4강 진출의 일등 공신이었다. 팽팽했던 연장 전반 14분 집중력 있는 헤딩 선제골로 균형을 깨트리더니 종료 직전 군더더기 없는 왼발 슈팅으로 승부를 매조지했다. 감기 몸살로 인한 고생과 무득점의 부담감을 모두 떨쳐내는 순간이었다.
손흥민은 "난 부담감을 안 느꼈다. 사람들이 부담을 느끼게 만들었던 것 같다. 최대한 팀에 도움이 되려고 했고, 경기장에 나가면 최대한 쏟아부으려고 노력하고 있다"면서 "솔직히 골로 인해 부담감을 확 덜었다기보다는 골이 터지면서 기분이 상당히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연장 120분 혈투를 치른 것에 대해서는 "가장 중요한 것은 선수들이 빨리 회복하는 것이다. 120분 동안 100%를 쏟아냈다. 한 두 명이 쓰러진 게 아니고 11명의 선수 모두가 쓰러졌었다. 하루를 더 쉴 수 있는 이점을 잘 이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승 진출에 대해서도 남다른 자신감을 보였다. 손흥민은 "4강에 누가 와도 상관 없다"면서 "그 팀에 맞춰 우리가 할 것을 잘 준비하겠다"고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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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버른(호주)=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