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맨 정성호가 미워할 수 없는 ‘모태 깐족남’ 인증을 했다. 어려울 수 있는 장모에게도 거침 없이 깐족거리며 친근하게 다가갔다. 말대꾸를 하지 말라는 장모의 말에 반항하듯 “네 알겠습니다”를 반복하는 정성호의 장난기에 안방극장이 웃었다.
정성호는 지난 22일 방송된 SBS 예능프로그램 ‘백년손님’에서 장모의 갑작스러운 당부에 크게 당황했다. 바로 평소 장모의 말에 그냥 넘어가는 법 없는 그에 대한 서운한 감정 토로에서 시작됐다. 장모는 “어른에게 말대꾸하는 것 아니다. 말대꾸 할 때마다 천 원씩 내게”라고 제안했다.
실제로 정성호는 장모가 무슨 말을 해도 “아니, 그게 아니라”를 거듭했다. 장모의 거듭된 압박에 결국 정성호는 “네 알겠습니다”를 말하며 시무룩한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이내 장모가 무슨 말을 해도 “네 알겠습니다”라고 덧붙이며 소심한 반항을 했다. 두 사람이 많이 가까워졌음을 알 수 있는 장난이었다.

장모는 ‘깐족 사위’의 장난에 “아이구 잘하네”를 연발하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정성호의 깐족거림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장모는 조미료 없는 김치찌개를 좋아하지 않던 사위의 입맛을 고려해 감초를 넣어 찌개를 끓였다. 이 사실을 모르는 정성호는 다소 밋밋할 것이라는 예상으로 조심스럽게 찌개를 맛봤다. 예상과 달리 맛있었다. 장모는 사실 정성호가 맛있어하던 김치찌개 식당에서 비결을 물어 감초를 넣었다. 정성호는 자신을 위해 맛있는 찌개를 만든 장모에 대한 고마움에도 “인공 조미료 넣은 것 아니냐”라고 다시 한번 깐족거려 천 원을 내고 말았다.
식사 중 계속 말대꾸를 하며 천 원씩 내던 정성호. 결국 만 원을 건네며 “할 이야기를 만 원어치만 하겠다”면서 말대꾸를 포기하지 못하겠다고 선언해 웃음을 안겼다. 전혀 물러설 의사가 없는 장모와 장모와 친해지기 위해 일부러 깐족거리는 정성호의 행동은 시청자들에게 흐뭇한 미소를 선물했다. 아무래도 대화 주제를 찾기 어려워 어색할 수 있는 장모와 사위 관계. 정성호는 마치 친어머니를 대하듯 투덜거림 속에 정이 묻어나는 대화법을 보여주고 있다.
그가 ‘모태 깐족남’인 것마냥 쉼 없이 조잘조잘 옆에서 속을 긁을지언정 밉지 않은 것도 이 때문이다. 한참 어른인 장모를 소위 말하는 ‘이겨먹겠다’는 심산이 아니라, 좀 더 친밀한 감정을 공유하기 위한 개그맨다운 선택인 것. 정성호와 장모는 마음의 벽이 있는 듯한 장모와 사위의 관계가 아니라 엄마와 아들 같아 더욱 몰입해서 보게 된다. 그리고 일상을 담는다 해도, 틈틈이 드러나는 연륜이 만만치 않은 개그맨 정성호의 ‘미친 예능감’은 놓칠 수 없는 재미다. 정성호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가족 시청자들의 호감을 끌어당기며 관찰 예능까지 자신의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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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손님’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