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쪼개기] '하이드 지킬, 나' 구해낸 슈퍼맨 현빈 & 로빈
OSEN 정준화 기자
발행 2015.01.23 09: 11

히어로는 위기 상황에서 나타나기 마련이다. 이런 맥락에서 '하이드지킬나'의 현빈은 슈퍼맨이었다. 한쪽 무릎을 꿇고 주먹을 땅에 댄 채 머리를 숙이고 있는 모습은 영화 속 히어로들이 변신하는 과정 같았다. 그렇게 로빈으로 변신한 현빈은 위기에 빠진 한지민은 물론 논란에 휘말린 드라마까지 구해냈다.
앞서 지난 21일 SBS 수목드라마 '하이드 지킬, 나'가 첫방송된 이후 바로 다음 날 논란이 일었다. 이 드라마 원작 웹툰의 이충호 작가가 동시간대 경쟁 드라마인 MBC '킬미힐미'에 '도둑질' 발언을 한 것이 문제가 된 것.
'킬미 힐미'와 '하이드지킬나' 측 모두 서로를 이해하며 선의의 경쟁을 펼치겠다고 밝히며 아름답게 마무리됐지만, 논란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먼저 공격(?)을 가한 '하이드지킬나'쪽에는 비난여론도 형성되는 모양새였다.

확실히 위기였다. 방송 초반부터 논란에 휩싸이며 그대로 추락하나 싶었다. 그런데 이날 로빈으로 변한 현빈이 반전 매력을 선보이며 '하이드지킬나'를 구해냈다.
구서진에서 로빈으로 변한 현빈은 역시 '로코킹'다웠다. 방송 말미, 10분 여를 남겨 두고 등장한 구서진의 또 다른 인격 로빈은 장하나(한지민 분)을 몸을 날려 구했다. 이후 환하게 미소 지은 채 “많이 놀랐죠?”라고 말하며 다정한 매력을 선보였다. 또한 도망치는 순간에도 장하나를 걱정하는 모습, 활짝 웃을 때 쏙 들어가는 보조개, 다정한 말투 등이 여심을 녹였다.
뿐만 아니라 로빈은 각성한 영웅처럼 몸놀림이 날쌔지고 시력이 좋아졌다. 게다가 상자 속에 숨어 빼꼼 고개를 내미는 모습, 상자에서 나와 두 팔을 벌린 채 “나 다시 돌아왔어”라며 기뻐하는 모습 등 귀여운 매력까지 자랑하며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캐릭터도 캐릭터지만 이를 연기한 현빈의 호연이 빛난 순간이었다. 극 중 구서진과 로빈 두 가지 인격을 동시에 연기하는 그는 특별한 시각적 장치 없이도 연기력만으로 두 캐릭터의 차이를 완벽하게 보여준다. 눈빛, 말투, 표정, 걸음걸이 등 작은 움직임까지 다르게 표현해 내 이중인격이라는 소재에 대한 이해도와 몰입도를 높이고 있다.
첫방송에 비해 시청률을 소폭 하락했지만, 비난 여론을 호응과 뜨거운 관심으로 돌려놨다는 데 현빈, 그리고 캐릭터 로빈의 공이 있다. 이 탄력을 받아 후반부로 갈수록 치고 올라갈 수 있을지 기대된다.
joonamana@osen.co.kr SBS '하이드 지킬, 나'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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