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차기는 운이다. 나는 이 팀(일본)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일본은 23일(한국시간) 호주 시드니에 위치한 스타디움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열린 2015 호주 아시안컵 8강전 아랍에미리트(UAE)와 경기서 1-1 무승부 후 승부차기 끝에 4-5로 패해 4강 진출에 실패했다. 지난 2011년 대회 우승팀인 일본이 아시안컵서 4강 진출에 실패한 것은 1996년 UAE대회 이후 19년 만이다.
이날 일본은 시작부터 어려운 경기를 펼쳤다. 전반 7분 만에 상대 알리 마브코트에게 선제골을 내준 후 끌려가다가 후반 36분 교체투입된 시바사키 가쿠의 동점골로 1-1 균형을 맞췄다. 이 골로 기사회생한 일본은 연장전에 돌입했으나 승부를 내지 못했고, 결국 승부차기서 패하며 쓰라린 4강 좌절을 맛보고 말았다.

가장 믿었던 '에이스' 혼다 게이스케와 가가와 신지가 승부차기를 실축하며 패배의 역적이 되고 말았다. 이날 패배는 19년 만의 실패이자, 아시안컵 우승으로도 막기 힘들었던 하비에르 아기레 감독의 경질을 부채질하는 중요한 갈림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승부조작 논란에 연루돼 오는 2월 스페인 본국으로 소환돼 조사를 받을 예정인 아기레 감독은 당초 아시안컵이 끝난 후 경질될 가능성이 높았다. 일본을 2연패로 이끌어도 막기 힘든 경질 수순이었으나, 8강에서의 충격적인 탈락은 일본이 아기레 감독과 더이상 함께 할 이유가 없음을 확실히 증명해주는 결과였다.
경기 후 공식 기자회견에 나선 아기레 감독은 "시작하고 난 후 10분이 좋지 않았다. 실점한 후에 좋은 플레이가 나왔다. 상대가 수비적으로 나왔지만 공격적으로 잘 밀어붙였고, 이런 일이 일어나기도 하는 것이 곧 축구다"라고 이날 승부를 돌아봤다. 이어 "선수들은 열심히 했다. 선수들의 경기력에 대해 불만은 없고, 칭찬해주고 싶다. 훌륭한 노력의 결과를 보여줬다. 승부차기는 운이다. 나는 이 팀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러나 기자회견 내용을 전한 일본 축구 전문 매체 게키사커는 "아기레 감독의 주변은 한층 시끄러워질 것으로 보인다"며 승부조작 논란과 관련해 본격적인 조사가 시작될 예정인 만큼, 아시안컵에서 결과를 남기고 주변의 잡음을 제거하고 싶었을 아기레 감독도 퇴진에 대한 영향력을 피해가기 어려울 것"이라고 비관적인 견해를 덧붙였다.
costball@osen.co.kr
ⓒAFPBBNews = News1(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