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만족이 떠나는 모험으로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했던 '정글의 법칙'. 코스타리카 편 마지막 여정에서는 훈훈한 감동까지 자아내며 진정한 '정글 삼합'을 선사했다. 병만족은 "춥고, 배고프고, 비오고..이게 '정글'의 삼합이다"라고 했지만, 이를 통해 나온 아웃풋은 좀 더 고차원적인 즐거움이었다.
23일 오후 방송된 SBS 예능프로그램 ‘정글의 법칙 in 코스타리카’에서는 병만족이 마침내 대서양 카리브해에 도착. 여정을 마무리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바다로 향해 이동하면서 다양한 볼거리들이 연출됐다. 강을 따라 노를 저어가던 중 동우는 원숭이 울음소리를 내 실제 원숭이를 불러내기도 했고, 김병만은 '지저스 크라이스트'라고 불리는 도마뱀을 발견, 물 위를 걷는 모습까지 완벽하게 포착해내며 보는 즐거움을 더했다.
'정글' 특유의 오지 먹방도 인상적이었다. 제작진은 병만족에게 코스타리카의 먹거리로 대형 메뚜기를 선물했고, 이를 식용유에 튀겨 맛본 것. 공포영화에나 나올법한 끔찍한 비주얼에 처음에는 거부 반응을 보였지만, 이내 한입씩 씹어 먹으며 보기 힘든 광경을 연출해냈다.
이 프로그램이 주는 즐거움은 시청자들의 간접 경험에 있다. 병만족이 오지에서 경험하는 다양한 것들을 TV를 통해 편안하게 보고 느끼면서 재미를 찾는다. 잔인하지만 이들의 모험이 고되고 고생스러울수록 보는 맛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극강의 자연보호 정책으로 인해 병만족의 생존에도 특히 제한이 많았던 코스타리카에서의 여정은 그래서 더욱 볼만했다.
마지막 편에서는 여기에 감동까지 더해졌다. 그간 여정을 함께하며 정을 쌓은 병만족은 마지막 날 아침 떠오르는 태양을 바라보며 2015년 한해 바람을 서로 이야기하며 훈훈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서로의 바라는 점을 미리 알고 있을 정도로 가족처럼 가까워진 분위기가 인상적이었다.
마지막 행선지로 '영원한 어린이의 숲(bosque eterno de los Ninos)'을 찾아 기부를 한 선택도 탁월했다. 이 곳은 코스타리카의 열대우림이 줄어드는 것을 알게 된 스페인의 초등학교 어린이들이 모금을 시작해 몬테베르데 숲의 일부를 산 것을 시작으로 세계의 어린이들이 모금 활동에 동참하면서 형성된 열대지방 사유림.
코스타리카에서 생존하면서도 살아 있는 나무를 베지 않으며, 육지 동물을 사냥하지 않고, 희귀 야생동물을 찾아 교감하는'법칙을 힘들게 지켜 온 병만족의 노력에 제작진이 선물로 이 곳에 기부를 한 것이다.
지금껏 생존을 통한 볼거리 제공으로 즐거움을 줬던 '정글의 법칙'. 여기에 감동을 더해 지은 뜻깊은 마무리가 인상적이다. 앞으로도 무조건적인 생존과 모험이 아닌, 의미 있는 목표가 바탕이 된 '정글의 법칙'이 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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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정글의 법칙'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