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틸리케 감독의 애정 어린 '당근'과 '채찍'이 손흥민(23, 레버쿠젠)을 한 뼘 더 성장시켰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의 4강전 상대가 정해졌다. 대표팀은 오는 26일(이하 한국시간) 오후 6시 시드니 ANZ 스타디움서 이라크와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준결승전을 벌인다.
한국은 지난 22일 멜버른 렉탱귤러 스타디움서 열린 대회 8강전서 연장 접전 끝에 우즈베키스탄을 2-0으로 물리쳤다. 이라크도 23일 캔버라 스타디움서 열린 이란과 8강서 120분 연장 혈투 끝에 3-3으로 비긴 뒤 승부차기서 7-6 진땀승을 거뒀다.

한국이 이라크를 잡기 위해서는 '해결사' 손흥민의 활약이 중요하다. 감기 몸살과 상대의 집중 견제에 시달리며 대회 내내 침묵했던 손흥민은 8강전서만 2골을 몰아치며 부활했다. 단숨에 득점왕 경쟁에도 뛰어들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우즈벡전이 끝난 뒤 손흥민을 향해 당근과 채찍을 함께 꺼내들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손흥민이 체력적으로 힘들어 했는데 잘 극복해 2골을 넣고 주인공이 되었다는 게 중요하다"면서 "동료들의 훌륭한 도움 덕분에 골이 나왔지만 손흥민의 돋보이는 위치 선정이 없었다면 골도 없었을 것이다. 그의 탁월한 위치 선정을 인정해야 한다"고 엄지를 들어올렸다.
채찍도 잊지 않았다. "손흥민은 2골을 넣었지만 아직 100%는 아니다. 우즈벡전보다 더 나은 활약을 충분히 보일 수 있다"는 슈틸리케 감독은 "컨트롤 실수로 볼을 빼앗기는 건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무대에 나서는 선수의 모습은 아니었다. 가끔식 침착성이 부족할 때도 있다. 스피드나 드리블, 기술은 나무랄 데가 없지만 때로는 상황에 맞춰 침착하게 템포를 죽일 때를 알아야 한다. 앞으로 이런 모습을 볼 수 있길 기대한다"고 조언했다.
손흥민도 "공격적으로 아직까지 부족한 모습을 보였고, 역습 상황에서도 주춤주춤했다"며 슈틸리케 감독의 지적을 받아들였다. 손흥민은 우즈벡전서 가장 빛났지만 100%의 모습은 아니었다. 볼을 끌다 빼앗기는 장면이 자주 연출됐다.
손흥민이 한 뼘 더 성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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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호주)=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