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추에이션 리얼리티 ‘용감한 가족’이 낯선 상황에서 벌어지는 가족들의 소소한 일상을 담아내 시선을 끌었다. 아빠, 엄마, 삼촌, 아들, 딸로 이뤄진 가족 구성원들은 열악한 상황 위에서 펼쳐지는 리얼한 생활을 고스란히 공개해 신선한 재미를 안겼다.
지난 23일 첫 방송된 KBS 2TV 새 예능프로그램 ‘용감한 가족’에서는 캄보디아의 톤레사프 메찌레이 마을에서 생활하는 가족들의 모습이 그려졌다. 가상의 가족을 구성한 이문식, 심혜진, 박명수, 최정원, 민혁, 설현은 각자의 자리에서 대본 없는 리얼 생활기를 시작했다.
가족들은 캄보디아의 수상마을에서 밥을 짓고 물고기를 잡으며 생활에 적응해나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먹을 물, 씻을 물 등 모든 것이 부족한 수상가옥은 가족들을 지치게 했다. 이에 가장 이문식에 바닥이 보이지 않는 물에 용감히 입수해 고기 잡기에 나서고, 엄마 심혜진이 불을 피우며 밥을 짓고, 큰딸 최정원이 못 하는 노래라도 열창해 분위기를 띄우는 등의 모습이 자연스럽게 펼쳐지기 시작했다.

특히 막내 딸 설현이 오픈된 화장실에 발을 동동 구르며 고기잡이에 지친 가족들에게 가림막을 설치해달라고 부탁하거나, 이후 식수에 손을 씻다가 엄마 심혜진과 삼촌 박명수에게 혼이 나는 모습은 이보다 더 리얼할 수 없어 시선을 사로잡았다. 낚시에 실패, 가족들에 먹일 물고기를 구하지 못해 실제로 우울해진 이문식도 진짜 가장이 된 것 같은 모습이었고, 막내딸을 혼내거나 없는 살림을 걱정하며 식구들을 배불리 먹일 따뜻한 밥을 짓는 심혜진은 그 자체로 진짜 엄마였다.
‘용감한 가족’의 구성은 어린 시절 누구나 해봤을 소꿉놀이를 떠올리게 했다. 엄마 아빠 역할을 정하기만 하면 이후에는 그 안에서 어떤 이야기도 가능해 매일 해도 질리지 않았던 이 놀이를 보다 전문적으로 확장시킨 ‘용감한 가족’은 아무것도 없는 상황에서도 뛰어난 순발력으로 웃음을 만들어내는 예능인보다는 배우와 가수 등의 출연진으로 구성돼 보다 진솔하고 진정성 있는 그림이 펼쳐졌다는 평이다.
먹고, 씻고, 잠을 자는 특별할 것 없는 일상은 캄보디아 수상마을이라는 이색 장소와 잘 배치된 역할 설정 위에서 물 흐르듯 흘러가면서 대본 없는 시트콤을 보는 듯한 재미를 유발, 안방극장에 특별하고 신선한 웃음을 선사했다. 또한 모든 것이 열악한 상황에서 기댈 곳이 가족밖에 없는 이들은 빠르게 상황에 몰입하며 가족의 따뜻한 유대관계도 엿볼 수 있게 했다. 회를 거듭할수록 이들의 친밀해진 관계에서 나오는 자연스러운 웃음, 이와 더불어 전달될 가족과 행복의 의미가 감동을 안길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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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감한 가족’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