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는 개막에 맞춰져 있다".
한화가 지난 겨울 야심차게 영입한 FA 투수 3인방 중에서 고치 스프링캠프 본진에 있는 투수는 좌완 권혁(32) 뿐이다. 배영수와 송은범은 각각 왼쪽 무릎과 오른쪽 종아리 근육통으로 지난 18일 오키나와 재활 캠프에 갔다. 권혁만이 유일하게 남은 가운데 김성근 감독은 그를 특별 관리대상으로 분류했다.
지난 16일 캠프 첫 날 80개의 불펜 투구를 소화한 권혁은 일주일이 지난 23일에야 두 번째 불펜 투구로 50개의 공을 던졌다. 다른 투수들이 300개, 많게는 600구로 페이스를 바짝 끌어올리고 있는 반면 권혁은 템포를 가장 가져가는 모습이다. 이미 검증이 된 투수인 그에게는 슬로페이스가 적절하다.

김성근 감독은 첫 불펜투구에서 권혁의 공을 보고 속으로 깜짝 놀랐다. 김 감독은 "김광현이 한창 좋을 때 공을 보는 듯했다. 공이 빠르고 힘 있게 들어왔다. 지금 던지는 것을 보면 150km 이상은 쉽게 던질 수 있을 것 같다. 올해 권혁이 재미있을 것이다. 매력이 있는 선수"라며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권혁의 매력을 직접 느낀 김 감독은 일부러 그의 페이스를 늦추게 했다. 김 감독은 "내가 좋다고 하면 선수가 아플까봐 걱정된다. 권혁도 허리가 안 좋아 페이스를 천천히 가져가게 하고 있다. 지금 상태에서 다치지 않고 시즌 때 이어갈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불펜투구에서 보여준 공은 준비가 되어 있었다. 다만 허리 통증악화를 방지하기 위해 관리에 들어갔다.
첫 불펜투구 후 스트레칭 위주로 컨디션을 조절한 권혁은 21일 캐치볼로 가볍게 어깨를 푼 다음 이날 불펜투구로 다시 공을 던졌다. 김성근 감독이 지켜보는 앞에서 위력적인 공을 뿌렸다. 김정준 전력분석코치도 포수 장비를 차고 그의 공을 직접 받았다. 포수 미트에 '펑펑' 꽂히는 공이 예사롭지 않았다.
권혁은 "아직은 캠프 초반이고, 몸도 완벽한 상태가 아니다. 어깨부터 계속해서 만들어가는 단계에 있다. 나름대로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는 중이다"며 "김광현 구위는 아니다. 감독님께서 좋게 말씀해주셨지만 아직 그 정도는 아니다. 심각한 부상은 아니기 때문에 차근차근 준비 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김성근 감독은 권혁의 투구 폼도 직접 손을 봐주며 공을 들이고 있다. 그는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다. 감독님이 보시기에 조금 더 나아질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니까 열심히 배우겠다"며 "훈련이 조금 힘들기는 하지만 문제없다. 어차피 포커스는 개막에 맞춰져 있다. 개막에 맞춰 몸 상태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권혁에게는 다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김성근 감독의 특별 관리아래 슬로페이스로 움직이고 있는 권혁. 그를 바라보는 시선에 어느 때보다 기대치가 높아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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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치=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