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 때 얼굴이다".
한화 우완 투수 양훈(29)이 몰라볼 정도로 홀쭉해졌다. 큰 키에서 얼굴 살부터 전체적인 체형 자체가 매우 슬림해진 모습이다. 10년 전 신인 시절로 되돌아간 듯 공에도 힘이 많이 붙었다. 김성근 감독도 양훈의 준비 자세를 높게 평가하며 기대를 나타내고 있다.
양훈의 공식 프로필상 체중은 103kg. 그는 "지금 신인 때 얼굴이다. 체중을 자세히 밝히기는 어렵지만 세 자릿수에서 두 자릿수로 내려왔다"고 말했다. 지난 2005년 2차 1번 전체 4순위로 한화에 입단할 당시 만 19세였던 양훈의 체중은 85kg였다. 그때처럼 양훈은 날렵해졌다.

김성근 감독의 지시로 지난 겨울에 체중 관리를 확실하게 한 결과. 그런데 재미있는 건 체중이 빠졌는데 볼에는 힘이 붙었다는 점이다. 김성근 감독은 "양훈의 구위가 좋다. 큰 키에서 꽂는 공에 힘이 생겼다. 이 정도 잠재력이 있는 선수라는 걸 봤다. 양훈을 보는 재미가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양훈은 지난해 가을 오키나와 마무리캠프에서 처음 김 감독과 호흡을 맞췄다. 훈련 초반 양훈은 라이브 피칭을 마친 뒤 김 감독에게 잡혀 1시간 넘게 같은 자리에서 1대1 지도를 받기도 했다. 처음에는 김 감독의 투구 폼 교정에 쉽게 적응 못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점점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양훈은 "마무리캠프 때보다 볼에 힘이 붙었다. 그때는 체중을 빼야 하기 때문에 몸에 힘이 빠져 있었다. (비활동기간) 쉴 때 잘 먹으면서 러닝과 웨이트 운동으로 체중을 유지하다 보니 몸 전체에 힘이 붙었다"고 설명했다. 군살을 빼고, 체력 강화 운동을 소화하며 전체적인 몸 밸런스가 좋아진 게 볼에 힘이 붙은 이유.
김성근 감독의 투구 폼 교정 효과도 서서히 나타난다. 양훈은 "폼이 많이 교정됐다. 팔 스로잉을 고쳤다. 릴리스 포인트에서 힘을 너무 주지 않고 던질 수 있게끔 감독님께서 알려주고 계신다. 마무리캠프 때부터 가르쳐 주신 부분인데 점점 적응이 되어간다"고 말했다. 전반적으로 제구가 안정돼 가고 있다는 평이다.
양훈은 군입대 전 선발과 구원에서 모두 실적을 냈던 투수로 어느 자리에 갖다 놓아도 제 몫을 할 수 있다. 김성근 감독 스타일상 선발과 구원을 넘나드는 '스윙맨'이 필수인데 그 유력한 후보가 양훈이다. 10년 전 신인 시절 몸과 얼굴로 돌아간 양훈이 손꼽아 기다려온 제대 첫 해를 앞두고 새롭게 태어나고 있다.
waw@osen.co.kr

고치=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