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욕 장원급제' 외인 트리오, 롯데 행복한 고민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5.01.24 07: 39

"굳이 자기들이 하겠다고 하니 흐뭇하기도 한데 걱정도 되죠."
롯데 자이언츠는 올해 외국인선수 세 명을 모두 교체했다. 투수로는 우완 조시 린드블럼(28), 좌완 브룩스 레일리(27), 외야수로 짐 아두치(30)가 롯데 유니폼을 입게 됐다. 현재 확정된 선발투수가 단 3명으로 부족한 롯데이기 때문에 이들의 활약이 절실하다.
이들의 성패여부는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지만, 일단 훈련에 임하는 태도는 합격점을 넘어 역대 외국인선수 가운데 장원급제에 가깝다는 게 롯데 코칭스태프의 설명이다. 이미 라이언 사도스키가 강의한 한국 프로야구 적응비법 세미나를 수강한 이들은 '한국 프로야구 성공'을 목표로 애리조나 캠프에 함께하고 있다.

일단 한국음식은 이들에게 있어서 기본이다. 린드블럼과 아두치는 식사 때마다 김치를 빼놓지 않고 접시에 덜어먹고, 레일리는 잡채를 산더미같이 쌓아놓고 먹는다. 린드블럼과 레일리는 이미 SNS를 통해 한국 식당에서 음식먹는 사진을 올려 한국사랑을 인증(?)하기도 했다.
한국어 공부도 빼놓을 수 없다. 린드블럼은 벌써부터 한글로 자기 이름을 쓸 줄 안다. 단순히 글자 모양을 외워서 쓰는 게 아니라 영어 알파벳과 한글 자모음을 대응해가며 쓴다. '(알파벳) L은 한글 ㄹ' 이런 식이다. 사도스키는 이들 세 명에게 "못해도 라인업카드에 있는 이름 정도는 읽을 줄 알아야 한다"고 주문했고, 제자들은 이에 충실하게 따르고 있다.
또한 훈련 합류시기도 빠르다. 세 명 모두 스프링캠프 첫 날부터 팀 훈련에 합류했다. 그 동안 많은 외국인선수들은 실전경기가 시작되는 2월 중순 일본 캠프에서야 나타나곤 했는데, 세 명 모두 몸을 잘 만들어 훈련 첫 날부터 코칭스태프를 흐뭇하게 했다.
23일에는 린드블럼과 레일리 모두 첫 번째 불펜피칭을 무사히 소화했다. 이종운 감독은 "이렇게 빨리 시킬 생각까지는 없었는데 모두들 몸을 잘 만들어 왔고 의욕에 넘치고 있다. 그래서 던지도록 했다"면서 "열심히 하는 건 좋은데 부상을 당할까봐 그게 걱정"이라고 행복한 고민을 했다.
염종석 투수코치는 이들의 열정에 냉정을 되찾아주기 위해 노력 중이다. 염 코치는 "너무 빨리 몸을 만들면 안 된다. 실전경기를 하는 2월 후반에 맞춰서 컨디션을 맞추도록 조절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두치는 프리배팅에서 연신 좋은 타구를 만들어내고 있다. "야구장 모든 곳으로 공을 보내는 데 자신있다"고 말했던 것처럼, 좌우중간 가리지 않고 좋은 타구를 날린다. 1월 하순임에도 배트 스피드도 수준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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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오리아(애리조나)=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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