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맨 김준호가 공동 대표로 있는 매니지먼트사 코코엔터테인먼트가 결국 폐업 수순을 밟았다. 지난해 대표이사 김모씨가 회사 내부 자금을 횡령해 도주, 충격을 안긴 코코엔터테인먼트는 회생 방안을 모색했지만, 수십억 원 규모의 부채에 결국 문을 닫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김준호를 필두로 김대희 김준현 김원효 김지민 이국주 등 40여 명의 개그맨들이 둥지를 틀었던 코코엔터테인먼트는 공동 대표 김모 씨의 횡령과 잠적 여파로 소속 개그맨과 직원의 계약이 대부분 해지됐던 상태. 이들은 정산 받지 못한 금액이 있지만, 일단 정해진 스케줄을 예정대로 소화하며 개그맨 선배이자 매니지먼트부문 대표인 김준호를 믿고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고수한 바 있다.
이에 코코엔터 측은 “김준호 컨텐츠 대표는 후배 연기자들의 경제적 어려움을 덜어주기 위해 연기자들의 미지급 출연료 문제를 해결하기로 결정했고, 이에 따라 일부 연기자들의 출연료는 김준호 대표의 자비로 지급을 완료한 상태”라며 “임직원들의 미지급 월급과 퇴직금 문제가 빠른 시일 내에 해결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는 상황을 전하기도 했다.

이로써 지난 2011년 설립돼 비약적인 발전을 이뤄내던 국내 최대 개그맨 기획사 코코엔터인먼트는 공식적으로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지난 2012년 서울 영등포구 소재의 사옥으로 확대 이전하며 위용을 과시했던 코코엔터테인먼트는 그 자체로 국내 최고의 공개코미디프로그램 KBS 2TV ‘개그콘서트’와 아시아 최초의 코미디페스티벌인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BICF)’을 가능하게 하던 공룡 기획사이지만, 경영부문 대표의 비리에 공든 탑이 와르르 무너지게 됐다.
김준호 대표는 지난 코코엔터테인먼트 시무식에서 “바다를 향해가는 강물처럼 살자. 그 과정에서 물결이 치거나 바람이 불어도 바다를 향한 방향만은 바뀌지 않는 강물이 되자”고 강조한 바 있어 이번 일은 더욱 아쉬움을 남긴다.
코코엔터테인먼트 사태를 직접 겪은 개그맨들은 정상적으로 스케줄을 진행 중이다. 김준호 또한 이번 사태를 연상시키는 웃픈 개그는 물론, 지난 ‘1박2일’에서 진행한 최면에서는 마음 속 깊이 눌러뒀던 쓴욕을 내뱉어 보는 이의 눈시울을 붉게 만들기도 했다. 지난 ‘2014 KBS 연예대상’에서 후배 개그맨들이 김준호를 향해 보였던 믿음은 코코엔터테인먼트 연기자 사이에 형성된 끈끈한 의리를 엿보게 하는 등 ‘개콘’ 내부에서도 이번 일과 관련된 어떤 동요도 없다는 전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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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코엔터테인먼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