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 캠프] 야신 훈련 재입대자들의 행복한 비명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5.01.24 11: 44

"그때나 지금이나 힘든 건 마찬가지다". 
한화 2루수 정근우(33)에게 일본 고치는 훈련과 훈련 또 훈련으로만 채워진 곳이다. SK 시절이었던 지난 2007~2011년 5년 동안 김성근(73) 감독이 이끄는 고치 스프링캠프를 경험한 정근우로서는 그야말로 군대에 다시 들어가는 기분이 들 법도 하다. 모르는 것보다 알고 맞이하는 상황이 더 두려운 법이다.
정근우는 "고치는 4년 만에 다시 왔다. 내게 고치는 '힘든 곳'이다. 그때나 지금이나 힘든 건 마찬가지다. 감독님은 달라지지 않았다. 별다른 차이를 모르겠다"며 웃었다. 지난해 오키나와 마무리캠프 때 김성근 감독의 펑고에 온 몸이 흙투성이 되도록 굴렀던 그는 이제 체념하고 단단하게 각오한 모습이다. 

오히려 스스로 다시 한 번 되돌아볼 수 있는 계기로 삼고 있다. 정근우는 "마무리캠프에서 안 된다고 생각한 부분이 그냥 안 되는 줄 알았지만 그게 아니라는 걸 일깨워준 시간들이었다. 이번 캠프에서도 타격 메커니즘과 수비에서 나를 다시 새롭게 바꿀 수 있을 것이다"며 지친 얼굴에도 웃음기가 폈다. 
김성근 감독의 부름을 받고 한화에 온 유격수 권용관(39)도 LG와 SK에 이어 3번째로 호흡을 맞추고 있다. 고치는 2011년 SK 때 이후 4년 만에 찾았다. 그는 "그때랑 똑같다. 훈련의 양은 비슷한 것 같은데 시간상으로는 더 길어진 것 같다. 감독님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그대로이시다"며 당연하다는 표정이었다. 
외야수 추승우(36) 역시 신인 시절이었던 2002년 LG 때 이후 무려 13년 만에 다시 김 감독의 훈련을 받고 있다. 20대 새파란 신인의 그는 이제 30대 베테랑이 됐지만 달라진 건 전혀 없다. "그때와 지금 모두 훈련의 양이 많다. 특타나 특수를 빠짐없이 한다. 감독님은 달라진 게 없다"는 것이 추승우의 말.  
하지만 이들은 고된 훈련에도 웃으며 즐기고 있다. 권용관은 "몸은 힘들지만 재미있다. 어차피 해야 할 훈련, 즐겁게 해야 능률이 생긴다"고 강조했다. 여러 번 경험을 해봤기 때문에 잘 안다. 추승우도 "나이가 있지만 뭐든 할 수 있는 몸이다. 결국은 정신력이다. 나이 먹고서 정신이 흐려지면 안 된다"고 말했다. 
LG에서 김 감독과 함께 해봤던 최고참 포수 조인성(40)은 고참이라는 타이틀을 뗐다. 그는 "감독님은 고참과 후배를 가리지 않으신다. 고참이지만 고참이 없다. 나이에 관계없이 동등하게 경쟁할 수 있기 때문에 또 다른 기회가 왔다"며 강훈련을 반겼다. 야신의 지옥훈련 재입대에도 행복한 비명을 지르는 이유다. 
waw@osen.co.kr
고치=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