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꼈느냐 창작이냐, 하늘 알고 작가만 안다[Oh!쎈 입방아]
OSEN 손남원 기자
발행 2015.01.24 13: 01

MBC 수목드라마 '킬미 힐미'가 동시간대 방송되는 SBS '하이드 지킬, 나'와 유사성 논란에 휩싸였다. '하이드 지킬, 나' 원작웹툰의 이충호 작가의 '도둑질' 발언 때문. 사실 이처럼 드라마의 유사성 논란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여러 드라마들이 비슷한 논란에 휩싸여 곤욕을 치른 바 있다.
'킬미 힐미', '하이드 지킬, 나'의 유사성 논란은 지난 21일 이 작가의 SNS 글로 시작됐다. 이충호 작가는 지난 21일 자신의 트위터에 "이런. 당당한 걸 보니, 아직 모르는구나. 곧 알려줄게. 본인이 도둑질한 드라마에 출연하고 있단 사실을"이라며 '킬미 힐미'에 출연하고 있는 배우 지성이 언급한 말을 인용한 기사 링크를 게재했다.
또 앞서 지난 20일에도 "'다중인격장애를 겪는 남자의 인격(하이드)과 여자가 사랑에 빠지는 로맨틱코미디'는 내가 2011년에 그린 '지킬박사는 하이드씨'가 시작이다. 사회 현상으로 포장하지마라. 그저 아이디어 도둑질일 뿐이다"라는 글과 함께 관련 기사를 게재하기도 했다.

이처럼 강한 어조의 비판글을 올린 이충호 작가의 반응에 양측은 당혹스러운 상황에 처했다. 이에 대해 '킬미 힐미' 측은 "어처구니없다"면서 "이 작가가 직접적으로 '킬미 힐미' 측에 이의를 제기한 바는 없지만, 만약 제기한다면 사실이 아니라는 증거도 있다. 저희 입장에서는 사실 대응 가치가 없다고 본다"는 입장을 밝혔다. 당황스러운 것은 '하이드 지킬, 나' 쪽도 마찬가지. '하이드 지킬, 나' 측은 "원작자가 그런 글을 올렸는지 제작사도 모르고 있었다. 당황스럽고 안타까운 상황"이라며 조심스런 태도를 취했다.
이 같은 유사성 논란은 현재 방송 중인 KBS 2TV 월화드라마 '힐러'에도 있었다. '힐러'는 특정 미국드라마와 유사하다는 네티즌의 지적을 받았고, 이에 '힐러'의 이정섭 PD는 "고유 아이디어"라면서 "배역을 소개하는 부분에서 등장한 자막 등은 한국 영화에서도 많이 썼던 장면이다. 미드의 고유한 부분이 아니다. 정후(지창욱 분)가 안경으로 대상의 정보를 캐내고, 민자와 통화하는 상황들은 미드나 어떤 영화에서 아이디어를 따 온 것이 아니고, 고유의 아이디어"라고 말했다.
또한 KBS 2TV 수목드라마 '왕의 얼굴'의 경우 드라마가 방송되기 전 영화 '관상'의 제작사가 표절을 문제삼은 바 있다. 이에 윤성식 PD는 "드라마의 소재는 공유할 수 있다. 표절은 설정의 유사성에서 이야기 할 수 있는데, 영화 ‘관상’에서 그런 이야기(표절)를 했을 때 우리는 당황스러웠다. 같은 소재라서 표절이면 우리는 광해를 다루기 때문에 다른 영화와도 문제가 생길 수도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결국 법원이 '관상' 제작사가 KBS와 KBS미디어를 상대로 낸 저작권침해 및 부정경쟁행위를 금지할 것을 요구하는 가처분 신청을 기각하며 사건을 일단락됐다.
지난해 10월 tvN 드라마 '아홉수 소년'은 창작뮤지컬 '9번 출구' 측이 제기한 표절 논란으로 곤혹을 치렀다. 당시 양측의 입장은 팽팽했다. '9번 출구' 측은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낼 것이라는 방침을 밝혔고, '아홉수 소년' 측은 "표절이 절대 아니"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보다 앞서 지난해 1월 SBS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도 만화 '설희'의 강경옥 작가가 주장한 표절 시비에 휘말렸다. 사건은 강경옥 작가의 손해배상 청구소송 취하로 일단락됐지만, 방영 당시 최고의 인기를 누리던 '별에서 온 그대'는 이미지 실추를 피할 수 없었다.
이처럼 여러 드라마들이 유사성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킬미 힐미'의 경우 '하이드 지킬, 나'의 공식적인 이의 제기가 없었기에 사건의 향방을 가늠할 수 없는 상황. 이 논란이 어떻게 종결될지 이목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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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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