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 "내 역할은 중원에서 파이터처럼 싸우는 것"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5.01.24 16: 15

"내 역할은 중원에서 밀리지 않게 파이터처럼 싸우는 것."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오는 26일(이하 한국시간) 오후 6시 시드니 ANZ 스타디움서 이라크와 2015 AFC 아시안컵 준결승전을 벌인다.
한국은 지난 22일 멜버른 렉탱귤러 스타디움서 열린 대회 8강전서 연장 접전 끝에 우즈베키스탄을 2-0으로 물리쳤다. 이라크는 23일 캔버라 스타디움서 열린 이란과 8강서 120분 연장 혈투 끝에 3-3으로 비긴 뒤 승부차기서 7-6 진땀승을 거뒀다.

슈틸리케호는 23일 4강 결전지인 시드니에 입성, 꿀맛 휴식을 취한 뒤 24일부터 본격적인 4강 준비에 들어갔다. AFC가 배정한 공식 훈련장인 코가라흐 오발에서 구슬땀을 흘린다.
한국영(카타르SC)은 이날 오후 훈련 전 인터뷰서 "팀의 사기가 충분히 올라왔다. 4강에 올라온 팀은 모두 저력이 있다. 내가 뛸지 안뛸지 모르지만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4강전이라 부담이 있지만 우리는 대회 내내 계속 무실점했다. 실점하지 않으면 좋은 경기가 가능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이란이 올라올 줄 알았다. 이라크가 올라올 것이라 예상하지 못했다. 모든 선수들이 이라크의 경기를 봤다. 개인 기량 보단 조직력이 우수한 팀이다. 팀적으로 무장하고 조직력으로 싸워야 한다"면서 "가능하다면 2007년처럼 승부차기까지 가지 않고 경기를 끝내고 싶다"고 바람을 나타냈다.
한국은 아시안컵서 이라크에 갚아야 할 빚이 있다. 총 2번 맞붙었는데 모두 0-0으로 비긴 뒤 승부차기 끝에 패했다. 1972년 대회 조편성 결정전 승부차기서 2-4로 졌고, 2007년 대회 준결승서도 승부차기 끝에 3-4로 무릎을 꿇었다.
한국영은 라디 셰나이실 이라크 감독과도 인연이 있다. 소속팀 카타르SC서 사제의 연을 맺고 있다. 한국영은 "호텔에서 감독님을 뵌 적 있었는데 '잘하고 와서 보자. 행운을 빈다'고 조언해 줬다. 이것도 인연"이라며 미소를 지었다. 그러면서 "감독님은 리더쉽이 뛰어나다. 팀을 하나로 만드는 능력이 좋기 때문에 조직력이 좋을 것이다. 쉽지 않은 상대"라며 이라크와 적장을 경계했다.
전날 우승후보인 일본과 이란이 덜미를 잡히며 한국의 우승 전선에 청신호가 켜졌지만 한국영은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그는 "일본과 이란 모두 좋은 전력을 갖고 있지만 진 이유는 분명하다. 이라크와 아랍에미레이트도 충분히 어려운 팀이다. 우리는 누가 올라올지 신경을 안썼다. 토너먼트는 실력도 중요하지만 정신력이 중요하다. 우리의 경기력만 생각하겠다"고 전했다.
한국영은 "어떤 선수가 나가도 기량을 갖추고 있어 감독님 축구 철학에 맞는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다"고 각오를 다졌다. 한국영은 슈틸리케호에서 백업 자원으로 맹활약해왔다. 지난 10일 오만과 조별리그 1차전은 쉬었지만 13일 쿠웨이트와 2차전, 17일 호주와 3차전, 우즈벡과 8강전서 3경기 연속 교체 출전했다.
한국영은 "내 역할은 중원에서 밀리지 않게 파이터처럼 싸우는 것이다. (박)주호 (기)성용이 형이 공격적으로 편하게 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내 역할"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dolyng@osen.co.kr
시드니(호주)=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