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게 섰거라!'...슈틸리케호 결승 향해 본격 담금질(종합)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5.01.24 17: 45

슈틸리케호가 꿀맛 휴식을 뒤로하고 이라크와 4강전 준비에 박차를 가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오는 26일(이하 한국시간) 오후 6시 호주 시드니에 위치한 오스트레일리아 스타디움서 이라크와 2015 AFC 아시안컵 준결승전을 벌인다.
한국은 지난 22일 멜버른 렉탱귤러 스타디움서 열린 대회 8강전서 연장 접전 끝에 우즈베키스탄을 2-0으로 물리쳤다. 이라크는 다음날 캔버라 스타디움서 열린 이란과 8강서 120분 연장 혈투 끝에 3-3으로 비긴 뒤 승부차기서 7-6 진땀승을 거뒀다.

한국은 23일 오후 멜버른서 4강 결전지인 시드니에 입성했다. 뜻하지 않은 악재를 만나기도 했다. 기체 결함으로 멜버른으로 회항했다. 당초 이날 베스트 11명을 제외한 10명이 훈련을 소화하려고 했으나 멜버른 회항으로 휴식을 선택했다.
체력을 재충전한 슈틸리케호는 24일 오후 코가라흐 오발에서 본격적인 4강 준비에 들어갔다. 오후 6시부터 7시 30분까지 약 1시간 반 동안 전술 훈련에 돌입했다. 초반 30분만 공개하고 남은 1시간을 비공개하며 전력을 꽁꽁 숨겼다.
태극전사들은 전날 이라크와 이란의 8강전을 TV로 지켜보며 각오를 다졌다. 소속팀 카타르SC서 라디 셰나이실 이라크 감독과 사제의 연을 맺고 있는 한국영은 "호텔에서 감독님을 뵌 적이 있었는데 '잘하고 와서 보자. 행운을 빈다'고 조언해 줬다. 이것도 인연"이라며 미소를 지었다. 그러면서 "감독님은 리더쉽이 뛰어나다. 팀을 하나로 만드는 능력이 좋기 때문에 조직력이 좋을 것이다. 쉽지 않은 상대"라며 이라크와 셰나이실 감독을 경계했다.
이어 "모든 선수들이 이라크의 경기를 지켜봤다. 개인 기량 보단 조직력이 우수한 팀이다. 팀적으로 무장하고 조직력으로 싸워야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수비형 미드필더로 쿠웨이트와 2차전부터 3경기 연속 교체 출전한 한국영은 "내 역할은 중원에서 밀리지 않게 파이터처럼 싸우는 것이다. (박)주호, (기)성용이 형이 공격적으로 편하게 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내 역할"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우즈벡과 연장전까지 4경기서 390분 풀타임 활약한 레프트백 김진수(호펜하임)도 "이라크는 충분히 4강에 올라올 전력이다. 8강전을 지켜봤는데 지지 않으려고 끈끈하게 하려고 했다"면서 "측면 크로스를 통해 결정짓는 게 많았다. 측면 공격이 좋았다. 나와 (손)흥민이 등 측면에 있는 선수들이 잘 대비해야 한다. 가장 경계해야 할 선수는 유누스 마흐무드"라고 콕 찝어 말했다.
한국은 아시안컵서 이라크에 갚아야 할 빚이 있다. 총 2번 맞붙었는데 모두 0-0으로 비긴 뒤 승부차기 끝에 패했다. 1972년 대회 조편성 결정전 승부차기서 2-4로 졌고, 2007년 대회 준결승서도 승부차기 혈투서 3-4로 무릎을 꿇었다.
김진수는 "8년 전 중학교 시절 이라크에 당하는 패배를 TV로 지켜봤는데 아쉬웠고 분노가 치밀었다"면서 "선수로서 다시 경기에 임해 각오가 남다르다. 자신감이 있으면 이라크를 충분히 이길 수 있다. 난 승부차기에 간 적이 없다. 이번에도 그 전에 이기겠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이라크가 승부차기 혈투를 치른 것은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국이 하루 일찍 8강전을 치르면서 이라크보다 체력 회복에 여유가 생겼다. 게다 이라크는 주전 미드필더인 야세르 카심이 경고 누적으로 한국전에 출전하지 못한다.
슈틸리케호는 25년 만에 A매치 무실점 6연승이라는 대기록에 도전장을 내민다. 한국 축구는 지난 1990년 9월 6일 호주와 평가전(1-0 승)부터 그 해 10월 1일 쿠웨이트와 아시안게임까지 6경기 연속 무실점 승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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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호주)=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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