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중요한 순간에 보검이 녹슬어 휘두르지 못하는 장수의 심정은 오죽할까. ‘호랑이’ 전창진(52) KT 감독이 답답함을 호소하고 있다.
부산 KT는 24일 오후 4시 원주종합체육관에서 개최된 2014-2015시즌 KCC 프로농구 5라운드에서 원주 동부에 63-69로 패했다. 이로써 동부는 KT에게 당했던 홈 6연패의 사슬을 무려 2년 만에 끊었다. 단독 5위였던 KT(19승 20패)는 전자랜드와 공동 5위가 됐다. 25승 13패의 동부는 3위를 굳게 지켰다.
두 팀 모두 부상자가 많았다. 동부는 젊은 피 가드 두경민과 허웅이 모두 부상으로 빠졌다. 김영만 동부 감독은 김현중과 박병우, 김창모를 선발로 썼다. KT 역시 지난 13일 KCC전에서 허리를 다친 전태풍이 나올 수 없었고, 송영진의 허리상태도 좋지 않았다.

경기 전 만난 전창진 KT 감독은 전태풍의 상태를 묻자 “전태풍 상태는 나도 모른다. 알아보면 화가 날 것 같아 알아보지도 않고 있다. 없는 선수인 셈 치다가 나중에 복귀하면 쓸 것”이라며 해탈의 경지를 보였다.
경기에서도 전태풍의 공백이 두드러졌다. 동부의 조직적인 수비를 간파하고 이를 깰 수 있는 가드가 KT에 없었다. 2년 차 이재도는 아직 노련미가 떨어졌다. 조성민이 집중수비를 당했지만 도와줄 만한 선수가 없었다.
경기 후 전창진 감독은 “조성민이 잡혔다. 가드들이 그런 걸 살려주는 운영의 묘가 있어야 했다. 성민이가 힘들었다. 로드도 형편없었다. 전원이 컨디션을 맞춰야 하는데 앞선가드나 로드가 중요한 부분에서 다 구멍이 났다”고 평했다. 전태풍의 부재에 대해 전 감독은 “글쎄. 오늘 같은 경기는 아쉽다. 복귀시점은 나도 잘 모른다”고 확인했다.
5라운드에 접어든 프로농구는 이제 본격적인 6강 경쟁이다. 1승이 아쉬운 상황에서 KT가 정상전력을 가동하지 못하는 것은 아쉽다. 전창진 감독은 “6강 경쟁팀 중 우리가 가장 전력이 떨어진다. 그래도 버티는 수밖에 없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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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