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두리(35, FC서울)와 곽태휘(34, 알 힐랄)는 슈틸리케호의 든든한 버팀목이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오는 26일(이하 한국시간) 오후 6시 호주 시드니에 위치한 스타디움 오스트레일리아서 이라크와 2015 AFC 아시안컵 준결승전을 벌인다.
한국은 지난 22일 멜버른 렉탱귤러 스타디움서 열린 대회 8강전서 연장 접전 끝에 우즈베키스탄을 2-0으로 물리쳤다. 이라크는 23일 캔버라 스타디움서 열린 이란과 8강서 120분 연장 혈투 끝에 3-3으로 비긴 뒤 승부차기서 7-6 진땀승을 거뒀다.

결승 길목에서 만나는 이라크엔 갚아야 할 빚이 있다. 한국은 아시안컵서 이라크와 총 2번 맞붙었는데 모두 0-0으로 비긴 뒤 승부차기서 패했다. 1972년 대회 조편성 결정전 승부차기서 2-4로 졌고, 2007년 대회 준결승서도 승부차기 끝에 3-4로 무릎을 꿇었다.
복수를 위해선 차두리와 곽태휘의 경험이 절실하다. 차두리는 4강행의 일등 공신이었다. 연장 후반 폭풍 드리블 돌파로 우즈벡의 우측면을 완벽히 허물었다. 칼날 패스로 손흥민의 쐐기골을 도왔다. 앞서 쿠웨이트와 2차전서도 비슷한 장면으로 남태희의 헤딩 결승골을 이끌어냈다.
차두리는 이번 대회 개막을 앞두고 오른 무릎 부상으로 곤욕을 치렀다. 투혼을 불살랐다. 오만과 1차전서 김창수 대신 교체 투입돼 1-0 승리에 일조했다. 쿠웨이트전 풀타임 출전에 결승골 도움, 우즈벡전에 교체 투입돼 결승골을 어시스트하며 존재감을 뽐냈다. 한국의 역대 아시안컵 최고령 출전 기록도 세웠다. 지금은 은퇴한 '레전드' 이운재를 넘어섰다.
곽태휘는 4강 진출의 숨은 공헌자다. 호주와 조별리그 3차전에 이어 우즈벡전에 풀타임을 소화했다. 강점인 제공권을 앞세워 공중을 지배했다. 2경기 연속 무실점 승리를 이끌었다. 세트피스 시 헤딩 슛도 날카로웠다. 대회 초반 엉덩이 부상으로 홍역을 앓았지만 이내 대표팀의 중심으로 자리잡았다.
차두리와 곽태휘는 슈틸리케호의 최고참이다. 차두리는 A매치 73경기에 출전해 4골을 기록했다. 곽태휘는 39경기에 나서 5골을 넣었다. 둘은 뒷마당에서 중심을 잡아주는 든든한 두 축이다. 이근호가 우즈벡전을 마친 뒤 "(차)두리 형과 (곽)태휘 형을 필두로 열심히 했다"고 말했을 정도로 둘의 존재감은 후배들에게 큰 힘이 되고 있다.
슈틸리케호는 A매치 무실점 6연승이라는 대기록에 도전하고 있다. 지난 1990년 9월 6일 호주와 평가전(1-0 승)부터 그 해 10월 1일 쿠웨이트와 아시안게임까지 6경기 연속 무실점 승리한 이후 무려 25년 만이다.
대표팀은 지난 4일 사우디아라비아와 평가전부터 10일 오만과 조별리그 1차전, 13일 쿠웨이트와 2차전, 17일 호주와 3차전(이상 1-0 승), 22일 우즈벡과 8강전(2-0 승)까지 모두 무실점 승리를 거뒀다.
'베테랑 수비수' 차두리와 곽태휘를 앞세운 슈틸리케호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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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두리(위)-곽태휘 / 시드니(호주)=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