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가 오키나와 스프링캠프를 소화하며 다음 시즌 도약을 노린다. 전체 전력이 약화된 만큼 수비 강화가 최우선 과제로 꼽힌다.
KIA는 지난 16일 선수단의 굳은 의지와 함께 일본 오키나와로 떠났다. 전체적으로 팀 분위기는 밝았다. 스프링캠프를 떠나기 전 시행됐던 체력 테스트에서도 거의 모든 선수들이 합격점을 받으며 기분 좋은 출발을 할 수 있었다. 테스트가 가볍게 느껴질 정도로 선수들의 준비는 철저했다.
2년 연속 8위에 그치며 명문 구단으로서 자존심이 상했다. 그리고 김기태 신임 감독이 지휘봉을 잡으면서 선수들 모두 독한 각오로 다시 시작할 수밖에 없었다. 물론 팀 상황이 좋은 것은 아니다. 수비의 기본인 센터라인을 비롯해 주축 선수들이 대거 이탈했다. 자연스럽게 대체 자원들을 찾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가장 중요한 과제는 키스톤콤비와 주전 중견수를 발굴하는 것인데, 모두 수비가 중요한 포지션이다. 아무리 타격이 뛰어나도 기본기가 없이는 소화할 수 없는 포지션이 센터라인. 스프링캠프에서 수비를 강화하는 것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특히 KIA는 지난 시즌 팀 실책 94개로 이 부문 7위를 기록했다.
이 와중에 주전 키스톰콤비의 군 입대, 주전 중견수의 이적으로 수비는 더 구멍이 나게 됐다. 지난해 김선빈을 대신해 유격수로 나섰던 강한울은 공격에서 타율 2할6푼4리 14타점 32득점으로 비교적 합격점을 받았지만 수비에선 11개의 실책을 범했다. 이는 팀 내 최다 실책이었다. 확실히 주전 자리를 꿰차기 위해선 수비에서 발전된 모습을 보여야 한다.
2루수 자리를 놓고는 여러 명의 선수들이 경쟁한다. 1군 경험이 부족한 최용규와 고졸 신인 황대인, 베테랑 백업요원 박기남 등이 경쟁을 펼친다. 수비와 경험 면에선 박기남이 가장 앞선다. 여기에 김주찬도 2루수 겸업이 예상되고 있다. 김주찬은 데뷔 초 주로 내야수를 소화했다. 이후 외야수로 전향했지만 필요하다면 2루수로 나설 수도 있다. 가장 큰 걱정은 안치홍의 공격력과 수비력을 모두 메울 수 있는 선수를 찾는 것이지만 기본은 수비다.
주전 중견수 자리도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지난해 주전을 맡았던 이대형은 빠른 발과 넓은 수비 범위를 자랑했다. 1군 경기 경험도 풍부해 안정감 있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kt 특별지명을 통해 팀을 옮기면서 공석이 생겼다. 현재로선 김다원, 박준태 등 복수의 선수들이 물망에 올라있다. 김다원은 군 복무를 마친 뒤 공수 양면에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그리고 박준태는 강한 어깨를 보유해 큰 기대를 모으는 신인급 선수. 지난 시즌 타격에서도 가능성을 보였다.
주전 선수들이 이탈한 것은 어쩔 수 없다. 어찌됐든 현재의 선수들로 구멍을 메워야 한다. 그리고 안정적인 수비가 바탕이 될 때 팀도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가능성이 커진다. KIA가 이번 스프링캠프를 통해서 어느 정도 수비력을 향상시킬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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