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위즈에는 지난해에 비해 새 얼굴이 많다. 다양한 루트를 통해 전력 보강을 했기 때문이다. 이들 중에는 전 소속팀에서 방출된 뒤 새 출발을 노리고 있는 선수들도 있다. 과연 kt는 이 선수들에게 기회의 땅이 될 수 있을까.
kt는 이번 겨울 보호선수 20인 외 특별지명과 FA 영입으로 전력을 보강했다. 이 12명의 선수들이 모두 팀에서 ‘전력 외’라고 평가를 받은 것은 아니다. 성장 혹은 재기 가능성이 있었기에 kt 유니폽을 입을 수 있었다. 실제로 특별지명으로 좋은 선수들을 빼앗긴 구단들은 아쉬움을 표했다. kt는 이 선수들 외에도 방출 선수들을 영입하며 전력을 보강하기도 했다.
당장 즉시 전력으로 활용할 수 있는 선수들도 있고, ‘기회를 줄만 하다’고 평가돼 새 유니폼을 입은 얼굴들도 있다. 당장 보류선수 명단이 작성되기부터 언급됐던 ‘스나이퍼’ 장성호가 있다. 장성호는 지난 시즌 초반 5경기 출장에 그쳤다. 이후엔 퓨처스리그에서 뛰었고 시즌 중반부터는 아예 잔류군으로 내려갔다.

하지만 장성호는 은퇴를 택하기엔 아까운 선수였다. 통산 타율 2할9푼6리가 증명하듯이 꾸준함의 대명사였다. 통산 2071개의 안타를 때려내며 양준혁(2318안타)에 이어 2위를 마크하고 있을 만큼 강타자로 꼽힌다. 지난해 퓨처스리그에서도 타율 3할6푼5리(52타수 19안타)로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아직 실력이 있는 베테랑 선수를 2군에만 놔둘 수 없는 노릇. 결국 6월 19일 이후 실전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kt는 마침 베테랑 선수가 필요했다. 조범현 kt 감독은 2군 경기를 치렀을 당시 옛 제자의 상태를 살폈고 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리더 역할을 해줄 선수도 필요했기에 장성호를 불러들일 수 있었다. 이제는 최고참으로서 팀의 발전과 개인의 재기를 위해 새 출발한다.
2006년 프로 입단 후 줄곧 LG에서만 활약했던 우완 사이드암 투수 김기표도 kt 유니폼을 입었다. 김기표는 구단에 방출을 요청했고 kt에서 다시 기회를 잡았다. 군 복무를 마친 뒤 2010시즌 중간 계투 요원으로 가능성을 보였다. 하지만 기복이 심한 것이 단점이었다. 1,2군을 오갔고 암흑기를 거쳐 불펜진이 강해진 LG 마운드에서 설 자리가 없었다. 지난해 역시 3경기에 출전해 평균자책점 13.50에 그쳤다.
이번엔 신생팀에서 뛰게 된 만큼 더 많은 기회를 보장받을 수 있다. kt는 부족한 투수력을 보완하기 위해 1군 경험이 풍부한 김기표를 영입했다. “현재 몸 상태는 괜찮다”는 것이 kt 관계자의 설명. 물론 무조건 기회가 있는 것은 아니다. kt는 고영표, 엄상백 등 가능성 있는 사이드암 투수들을 보유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이전 팀보다 경쟁이 덜 치열한 만큼 기대를 해볼 만하다.
이들 뿐만 아니다. LG에서 불펜 유망주로 기대를 모았던 배우열도 방출 뒤 kt로 이적했다. 구위는 어느 정도 인정받았던 선수지만 어깨 부상으로 더 이상 LG 유니폼을 입을 수 없었다. 부상 회복 후 얼마나 구위를 회복할 수 있을지가 관건. 또한 신석기, 한윤섭 등 한화에서 내야수로 활약했던 선수들과 넥센에서 방출된 외야수 전민수 등이 새 팀에서 재기를 노린다. 과연 이들이 신생팀에서 꽃을 피울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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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호-김기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