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하루 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4부리그의 캠브릿지 유나이티드와 득점 없이 무승부를 기록했을 때까지만 해도 그 누구도 FA컵 4라운드(32강)이 이렇게 흘러가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그러나 첼시와 맨체스터 시티, 사우스햄튼이 줄줄이 탈락의 고배를 마시면서 FA컵 32강이 자이언트 킬링(Giant-Killing)의 라운드임이 드러났다.
올시즌 상승가도를 질주하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서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는 첼시가 한 수 아래의 2부리그팀 브래드포드 시티에 일격을 당했다. 첼시는 25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스탬퍼드 브릿지에서 열린 2014-2015 FA컵 32강 브래드포드 시티에 2-4로 패해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이날 주전 선수들 대부분에게 휴식을 준 첼시는 2골을 먼저 넣으며 경기를 쉽게 풀어가는 듯 보였다. 그러나 브래드포드 시티의 반격은 무서웠고, 전반 종료 직전 1골을 만회한데 이어 후반전에 3골을 터뜨리며 첼시를 함락시켰다.

같은 시간 리그 2위 맨시티도 홈구장 이티하드 스타디움에서 2부리그팀인 미들스브러에 굴욕적인 0-2 패배를 당했다. 세르히오 아게로에 스테판 요베티치, 다비드 실바 등 주전 선수를 대거 기용하고도 한 골도 만회하지 못한 채 당한 패배라 입맛이 쓸 수밖에 없었다.
리그 1, 2위가 2부리그팀에 연달아 패하는 사이 리그 3위를 달리고 있는 사우스햄튼도 EPL 강등권의 크리스탈 팰리스를 만나 2-3으로 패했다. 그라치아노 펠레의 선제골로 기선을 제압한 사우스햄튼은 3분 후인 전반 11분 마루앙 샤막에게 동점골을 허용하면서부터 분위기가 어수선해졌다. 다시 5분 후, 상대 스콧 댄의 자책골로 앞서나갔으나 야야 사노고와 샤막이 연달아 골을 터뜨리면서 점수는 다시 2-3으로 뒤집어졌다. 전반에만 5골이 터진 난타전은 후반 득점 없이 흘러갔고, 결국 사우스햄튼 역시 홈구장에서 탈락의 쓴맛을 봤다.
이쯤되니 캠브릿지와 비긴 맨유는 선방(?)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 지경이다. 리그 4위 맨유가 캠브릿지와 0-0으로 비겼을 때까지만 해도 모두 루이스 반 할 감독의 맨유가 보여준 지독한 부진에 비판을 쏟아냈으나 하루 만에 리그 1~3위의 강팀들이 우르르 탈락하게 될 줄은 누구도 짐작하지 못했을 것이다. 졸지에 강팀들의 무덤이 된 FA컵 32강에서, 리그 5위 아스날의 경기 결과에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다. 아스날은 하루 뒤인 26일 2부리그 브라이튼 앤드 호브 알비온과 FA컵 32강 경기를 치른다. 덧붙여, 리그 6위 토트넘 역시 레스터 시티에 패해 16강 진출이 좌절됐다.
costball@osen.co.kr
ⓒAFPBBNews = News1(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