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트가 일주일만에 한 칸 줄어 버렸어요."
롯데 자이언츠 내야수 황재균(28)은 매년 '장타력 회복'을 과제로 삼고 있다. 웨이트 트레이닝을 통해 근육을 키우는 데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식단조절도 빼먹지 않는다.
작년 황재균은 데뷔 후 가장 인상적인 시즌을 보냈다. 타율 3할2푼1리에 12홈런 76타점으로 데뷔 첫 3할 타율을 찍었고, 타점 역시 최다였다. 게다가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가슴에 달고 아시안게임에 출전, 대만과의 결승전에서 맹활약을 펼치며 대회 2연패에 결정적인 공을 세웠다.

야구 욕심많은 황재균이 여기에서 만족할리 없다. 매번 "사직 펜스가 조금만 더 낮았다면 진작 20홈런-20도루는 해봤을 것"이라고 툴툴대는 황재균이지만 해답은 힘을 키우는 것밖에 없다는 걸 본인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때문에 황재균은 지난 겨울동안 4kg를 증량, 98kg까지 체중을 늘렸다. 그는 "정말 체중 늘리기 힘들었다. 원래부터 위가 작아서 많이 먹지도 못하는데다가 살이 잘 빠진다. 여기 보면 팔도 굵어졌다"며 팔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리고 전지훈련이 한창인 현재, 황재균의 걱정거리는 자꾸만 빠지는 살이다. 그는 "허리띠를 매는데 벌써 한 칸이 줄었다"면서 울상을 지었다. 그래서 황재균은 "매일마다 꾸역꾸역 입에 음식을 밀어넣고 있는데도 훈련이 힘든지 살이 쭉쭉 빠진다"고 말했다.
야구에서 장타력이 있는 타자의 가치는 급등한다. 황재균이 몇 년째 장타에 집중하고 있는 건 가슴 속에 품은 꿈도 영향이 있다. 내년 시즌이 끝난 뒤 FA 자격을 얻는 황재균은 "FA가 되고 나서 만약 나를 원하는 팀이 있다면 해외에서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도 있다"고 공개했다.
야구선수도 '살과의 전쟁'은 피할 수 없다. 살을 빼고싶어 하는 선수들이 더 많은 게 현실이지만, 황재균처럼 자꾸만 빠지는 살이 걱정인 선수들도 적지 않다. 게다가 살은 빼는 것보다 찌우는 게 더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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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오리아(애리조나)=손용호 기자 spjj@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