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쪼개기] ‘스타킹’ 이제 400회, 제2의 전국노래자랑을 기대해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5.01.25 09: 15

전국민이 스타가 되는 그날까지 달려가겠다는 ‘스타킹’이 이제 400회를 앞두고 있다. ‘스타킹’의 미덕은 우리 이웃들의 이야기를 친근한 즐거움과 뭉클한 감동으로 녹여 만든다는 것. 400회까지 단 1회만 남은 ‘스타킹’이 보는 내내 존경하게 만드는 장수 할아버지·할머니와 응원을 아끼지 않고 보내고 싶은 시각 장애 소리꾼들을 초청해 왜 이 프로그램이 장수 예능으로 사랑받고 있는지를 알 수 있게 했다.
지난 24일 방송된 SBS ‘놀라운 대회 스타킹’은 평소와 다름 없이 강호동의 유쾌한 진행 속 출연자들의 감동적이고 신기한 재주가 쉴 새 없이 펼쳐졌다. 2007년 1월 첫 방송 이후 달라진 것은 없었지만 400회를 앞둘 정도로 쉽게 입맛이 변하는 시청자들의 마음을 놓치지 않고 있다. 예능프로그램이 단명하지 않고 장수한다는 것은 그만큼 보이지 않지만 조금씩 변화를 꾀해 노후해보인다는 인상을 주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는 것. '스타킹'도 눈에 띄지 않게 변화를 시도, 변덕 많은 안방극장을 휘어잡고 있다.
이날 방송은 각각 100세와 90세를 넘긴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장수 비결이 공개됐다. 끊임 없이 공부를 해서 102세라는 사실이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또렷하게 말을 하는 할아버지, 몸을 그냥 놔두는 법이 없고 운동을 해서 펄펄 뛰어다니는 92세 할머니는 젊은 사람들을 뜨끔하게 하는 건강한 삶의 방식을 지키고 있었다.

연륜이 묻어나는 삶의 지혜를 발견하는 시간이었다. ‘스타킹’은 재미있고 감동적인 무대 뿐만 아니라 정보 전달에도 힘을 쓰며 다양한 흥미 요소를 배치하고 있다. 이 뿐만이 아니었다. ‘스타킹’은 출연자들의 이야기에서 웃음이 빵빵 터지곤 하는데, 이날 역시 마찬가지였다. 강호동에게 “호동이 보러 왔다”라고 호통을 치는 출연자가 얼마나 되겠나. 이게 ‘스타킹’이 가지고 있는 친근한 웃음 형성 방식이자 예능적인 재미다.
이날 방송의 가장 인상적이었던 출연자는 시각장애 판소리꾼 조동문 씨. 판소리꾼의 이야기와 맞물리는 심청전을 열창하는 조 씨의 모습에서 강호동과 김지선이 울컥할 정도였다. 태어나고부터 한번도 앞을 본 적이 없지만 쾌활한 성격의 조 씨는 강호동과 입담 대결에서 전혀 밀리지 않았다. 그의 절절한 판소리에 눈물짓다가도 조 씨와 함께 농담을 주고받는 친근한 MC 강호동의 웃음 가득한 진행에 웃음을 터뜨렸다. 여기서 ‘스타킹’이 400회라는 대업을 달성한 비결이 나온다. 주말 전쟁터 같은 격전지에서 살아남은 것은 가공되지 않은 친근한 즐거움, 신기한 광경을 볼 수 있다는 재미, 어느 순간에는 감동이 밀려와 주체할 수 없는 눈물이 이 프로그램 안에 다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프로그램이 경쟁 프로그램인 MBC ‘무한도전’만큼의 역동적인 재미와 감동을 선사하진 않더라도 시청자와 함께 울고 웃을 수 있는 강점만으로도 존재 이유가 있는 셈이다. 오는 31일 400회 특집을 앞두고 있는 ‘스타킹’이 1980년도에 방송을 시작해 지금까지 전파를 타고 있는 KBS 1TV ‘전국 노래 자랑’이 되길 바라는 마음도 이 때문이다. 송해가 그러하듯 친화력과 포용력을 갖춘 MC 강호동이 언젠가 행여나 “나이 들어 장시간 녹화는 못해먹겠다”고 투덜거리는 그 날까지 방송되길. 환갑이 된 강호동이 예전만큼의 힘을 쓰지 못하겠다고 울먹여도 한바탕 웃고 넘길 수 있는 그날까지 ‘스타킹’이 힘차게 달려가길 많은 시청자들이 바라는 소망일 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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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킹'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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