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주말극 '전설의 마녀'의 시청률 승승장구 비결은 무엇일까.
주말 드라마 최강자 KBS '가족끼리 왜 이래'(36.1%, 24일 닐슨코리아 기준)의 자리를 위협하고 있는 것. 동시간대 경쟁 드라마가 없는 '가족끼리 왜 이래'의 유리한 상황을 생각하면 '전설의 마녀'의 30% 달성은 더 큰 의미로 다가온다. 특히 요즘처럼 10%가 넘기 힘든 방송 현실에서는 더 큰 쾌거라고 할 수 있다.
10회 남짓을 남겨두고 있는 '전설의 마녀'가 이렇게 뒷심을 발휘할 수 있었던 것은 복수극이라는 자극적인 소재와 선과 악이 분명한 드라마 구조, 거기에 웃음을 주는 개성만점의 캐릭터가 잘 어울어졌기 때문이다.

최근 드라마들이 '반전'을 강박으로 생각하고 있는 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복잡한 구조를 가지고 있는데 비해 '전설의 마녀'는 억울한 누명을 쓰고 감옥에 갔던 여자들이 복수를 펼친다는 단순한 내용이다. 복수 역시 교묘한 음모를 꾸민다거나, 어떤 작전을 짜는 게 아니라 그냥 열심히 자신들의 삶을 살아낼 뿐이다. 하지만 그게 복수를 당하는 사람들에게 위협이 되고 있는 것.
여기에 드라마의 필수요소인 출생의 비밀이 더해지며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높이고 있다. 퍼즐들이 하나씩 하나씩 맞춰지며 시청자들을 감칠맛나게 만들고 있다.
선악 구조 역시 분명하다. 태산(박근형)을 위시한 신화 그룹 사람들이 악, 수인(한지혜)을 비롯한 복녀(고두심), 풍금(오현경), 미오(하연수)가 선. 시청자들은 수인편을 응원하기만 하면 되니 선이 악이 됐다가 악이 선이 되는 최근 드라마들보다 휠씬 이해가 쉽다. 한 회를 보지 않아도 드라마 내용을 짐작하기 좋다.
여기에 잠깐 등장에도 시청자들의 빼꼽을 빼는 영옥(김수미), 쓸데없는 오지랖으로 문제를 만드는 주란(변정수), 월한(이종원)과 풍금(오현경)의 코믹 로맨스들이 더해지며 시청자들의 시선을 뺏고 있다. 때때로 이들의 장면만 보고 있으면 시트콤이 아닌가 의심될 정도. 이 캐릭터들을 맛깔나게 살리는 김수미, 변정수, 오현경, 이종원의 명품연기가 빛을 발하고 있음은 물론이다.
새 드라마 '내 마음 반짝반짝'이 도전장을 내밀고 있지만, 당분간 '전설의 마녀'의 독주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 회만 안봐도 도통 무슨 내용인지 모르는 어려운 드라마들의 홍수 속에 '전설의 마녀' 같은 전형적인 드라마 구조를 가지고 있는 작품의 등장은 반갑다. 결국 수인편이 이기고 해피엔딩의 결말이 뻔히 예상되지만, 그래서 시청자들은 편안하게 채널을 고정시킨다. 결국 자신의 예상이 맞다는 것을 확인하기 위해. 결국 선이 이긴다는 진리를 확인하게 위해.
bonbon@osen.co.kr
MBC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