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진행형' 기록의 사나이, 김병지 "777경기까지 뛰어볼까요"
OSEN 김희선 기자
발행 2015.01.26 10: 35

전남 드래곤즈의 골키퍼 김병지(45)는 K리그 클래식의 전설과 같은 인물이다. 올해로 프로 24년차를 맞은 그의 수많은 스토리 중에서도 가장 돋보이는 기록이라면 K리그 최고령 출전 기록과 최다 출전 기록이 아닐까. 더 놀라운 점은 2015년에도 김병지의 기록이 '현재진행형'이라는 점이다.
태국 방콕에서 전지훈련을 하고 있는 김병지는 지난 24일 숙소인 SC 파크호텔에서 이번 시즌 각오를 밝혔다. 김병지는 지난해 11월 22일 상주 상무와의 경기에서 만 44세 7개월 14일의 나이로 골문을 지켜 은퇴한 신의손이 갖고 있던 역대 최고령 출전 기록을 갈아 치웠다.
"우리 아이들에게 내가 골문을 지키는 모습을 보여 준 다음 은퇴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아직까지 골키퍼 장갑을 끼고 있다"며 웃은 김병지는 자신처럼 축구를 하는 세 아들 태백(17), 산(14), 태산(9)을 떠올렸다. 아이들에게 아버지의 축구인생을 의식하지 말라고 당부한다는 김병지는 "아이들에게 ‘네 인생을 살라’고 말한다. 나 때문에 부담감을 가져선 안 되기 때문"이라며 "훌륭한 선수가 되기 전에 최선을 다하는 선수가 되라고 가르친다. 주위에서 우리 아이들에게 ‘아빠 같은 선수가 돼야지’ 하고 말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부자간의 정도 돈독하다. 김병지는 요즘 큰아들 태백이, 둘째 산이와 함께 음악을 하며 정을 다지고 있다. 세 부자는 집 근처 음악학원에서 드럼을 배우고 있다. "아이들이 처음엔 피아노를 쳤는데, 제가 드럼을 치니 자기들도 드럼을 배우겠다고 하더라. 시즌 중엔 일주일에 2~3번 함께 드럼을 치는데 정말 행복한 시간이다"라고 행복한 가정생활을 자랑한 김병지는 "아내(김수연 씨)에게도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축구선수의 아내로서 묵묵히 가장을 잘 지켜 줬기에 그라운드에서 내 꿈을 펼칠 수 있었다"고 전했다.
김병지는 2006년 신태용 축구 대표팀 코치가 갖고 있던 K리그 최다 출전 기록(401경기)을 깬 뒤 지난해 이를 679경기까지 늘렸다. 이제 21경기만 더 뛰면 700경기 출전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하게 된다. 김병지에게도 의미가 깊은 기록이다. 김병지는 "최고령 출전 기록을 달성한 것도 기쁘지만 700경기 출전은 더 소중한 기록이라고 생각한다. K리그 스토리를 만드는 일이기 때문이다. 후배들에게 동기부여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반겼다.
자기 관리에 철저하기로 유명한 김병지는 K리그 역사에 길이 남을 대기록 수립을 앞두고 있다. 그는 프로 데뷔 이후 줄곧 몸무게를 78㎏으로 유지하고 있다. 술과 담배는 입에 대지 않는다. 김병지는 지난 시즌엔 K리그에서 유일하게 전 경기를 풀타임 소화했다. 이는 체력뿐만 아니라 꾸준한 경기력이 뒷받침돼야 가능한 기록이다.
‘기록의 사나이’ 김병지는 농담반 진담반을 담아 "앞으로 2년 동안은 자신 있다. 하루는 후배 이종호(23)가 저한테 ‘병지 삼촌, 700경기가 아니라 777경기까지 뛰고 은퇴하세요’ 하더라. 정말 777경기까지 한번 뛰어 볼까 싶다"며 미소를 보였다. 김병지의 놀라운 기록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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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드래곤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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