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라크] '폭주기관차' 차두리, 차범근 기운 받고 광속 질주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5.01.26 19: 53

'폭주기관차' 차두리(35, 서울)가 아버지 차범근의 기운을 받아 광속 질주를 뽐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6일(이하 한국시간) 오후 6시 호주 시드니에 위치한 스타디움 오스트레일리아서 열린 2015 AFC 아시안컵 준결승서 이정협과 김영권의 연속골을 앞세워 이라크를 2-0으로 완파하고 결승에 올랐다. 이로써 한국은 지난 1988년 이후 27년 만에 아시안컵 결승 무대에 진출하게 됐다.
차범근 SBS 해설위원은 지난 25일 호주 땅을 밟아 이날 경기장을 찾았다. 대한축구협회서 마련해 준 VIP석에 앉아 오은미 여사와 함께 아들 차두리의 경기를 지켜봤다.

차두리가 아버지의 기운을 듬뿍 받았다. 차범근은 과거 이라크와 A매치서 2골을 뽑아낸 바 있다. 1977년 메르데카컵 결승서 결승골을 넣으며 1-0 승리를 이끌었다. 이듬해 같은 대회 풀리그서도 1골을 터트리며 2-0 승리에 일조했다.
차두리는 아버지 차범근 앞에서 폭주기관차의 별칭에 걸맞은 광속 스피드를 과시했다. 전반 30분 우측면에서 폭풍같은 드리블 돌파로 수비수를 따돌린 뒤 프리킥을 얻어냈다. 후반 막판엔 우측면 터치라인을 파고 들어 교민들의 우레와 같은 함성을 이끌어냈다. 본업인 수비도 잊지 않았다. 후반 13분 골과 다름없는 슈팅을 투혼으로 막아냈다. 박스 안에서 날린 상대의 회심의 슈팅을 육탄방어했다.
차두리는 지난 22일 우즈베키스탄과 8강전서 60m 폭풍드리블로 화제를 모았다. 연장 후반 종료 직전 광속 스피드로 우측면을 헤집은 뒤 손흥민에게 정확한 패스를 연결, 쐐기골을 도왔다. 지난 13일 쿠웨이트와 조별리그 2차전서도 비슷한 장면을 연출했다. 전반 중반 우측면을 완벽히 허문 뒤 자로 잰 듯한 크로스로 남태희 헤딩 결승골을 이끌어냈다.
차두리에게 이번 대회는 특별하다. 태극마크를 달고 뛰는 마지막 무대다. 그는 지난 2002 한일 월드컵서 떠오른 이후 10년 넘게 조국을 위해 뛰었다. 아시안컵은 2전 3기의 무대다. 2004년(8강 탈락)과 2011년(3위)에 이은 3번째 도전이다.
차두리의 마지막 불꽃 투혼이 정점을 향해 치닫고 있다.
dolyng@osen.co.kr
시드니(호주)=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